아파트 전월세난에 빌라로…거래량 늘고 경매시장도 활발

서울 아파트 전월세난이 심화하면서 한동안 전세 사기 여파로 움츠러들었던 빌라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국 비아파트(연립·다세대) 거래량은 7만1729건으로 전년 동기(6만1758건) 대비 16.1% 늘었다. 빌라로 대표되는 비아파트는 2022년 10만3969건에서 달했던 거래량이 전세 사기 사태로 이듬해인 2023년 5만8201건으로 반 토막이 났다. 이어 2024~2025년에도 거래량이 6만 건 초반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 들어 5월까지 1만 건 가까이 늘어났다. 아파트 공급 부족으로 매매·전월셋값이 치솟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빌라 거래가 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주변 아파트마다 전월세를 찾기 힘들고, 월세가 기본 100만원 이상 넘어가면서 부담을 느끼는 젊은층이 많다”며 “인근 신축 빌라 매매나 전세를 알아보는 신혼부부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거래량이 늘면서 가격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전국 연립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0.99%로, 지난해 같은 기간(-0.09%) 하락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 특히 서울은 3.37% 오르며 상승 폭이 컸다. 전년(0.59%)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5.7배 확대됐다. 서울 연립주택 전세가격도 5월까지 1.94%(전년 0.35%) 올랐다.

최근에는 빌라 경매에도 수요가 붙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7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한 빌라는 4월 유찰 후 감정가(4억2800만원)의 80%인 3억4240만원에 2회차 경매가 진행됐는데, 9명이 응찰해 첫 감정가에 육박(98.48%)하는 4억2150만원에 낙찰됐다.
전세 사기 이후 빌라 경매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집주인 대신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지급하고, 직접 낙찰(셀프 낙찰)받아 무주택 가구에 공공임대로 임차하는 ‘든든전세’ 주택으로 활용했다. 그런데 요즘은 일반 응찰자들이 HUG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 낙찰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HUG 경매 물건 중 셀프 낙찰은 3510건, 일반 낙찰은 4228건으로 큰 차이가 없었는데 올해는 일반 낙찰이 상반기에만 4347건으로 급증했다. HUG 직접 낙찰은 1325건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낙찰된 빌라 5672건 중 76.6%를 일반 응찰자가 가져간 셈이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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