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5명 중 1명 "정상적인 교육에도 '좌파사상 주입' 항의 받았다"
64%는 '교사 정치 편향성' 우려도
교사 5명 중 1명은 교과서에 따라 정상적인 교육 활동으로 5·18민주화운동을 설명하거나 역사 수업을 진행했다 '좌파 사상 주입'이라며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했다는 항의를 받은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는 9일 서울 영등포구 교사노조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교사 교육권 침해 및 정치 관련 민원 사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사노조가 작년 11월 3∼9일 전국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937명 중 '정상적인 교육 활동에 대해 정치 중립성 위반이라는 항의나 민원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391건(20.2%), '신고·고소를 하겠다는 위협을 받은 경험'은 169건(8.7%), '실제 신고·고소 등 법적 절차를 겪은 경험'은 39건(2.0%)으로 파악됐다.
주관식 응답에서는 역사 교육과 관련된 사례가 가장 많았는데 초등학교 5학년 사회과 수업에서 일제강점기와 3·1운동, 유관순 열사를 다뤘는데 "교사와 학교 교육과정이 좌파로 치우쳐져 있다"는 민원을 받은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5·18민주화운동을 교과서 내용에 따라 설명했음에도 "좌파 사상 주입", "공산당"이라는 항의가 제기됐었다고 한다. 영화 '서울의 봄', '택시운전사' 등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자료를 활용한 교육이 민원으로 이어졌다는 응답도 있었다.
민원 대상에는 현대 정치제도와 시민권 교육도 포함됐다. 초등학교 6학년 사회 시간에 선거공보물을 활용하려고 가정에서 가져오라고 안내했을 때 "이런 수업하지 말라"는 항의를 받은 교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노조 정책연구원이 올해 4월 8일부터 5월 11일까지 교사, 학생, 학부모 등 교육 이해관계자 10명을 심층 면담한 결과, 학교 시민교육의 선결 조건이 교사의 교육권 보장임을 확인된다고 교사노조가 전했다.
교사노조 기자회견에서는 학교 시민교육 강화를 바라는 국민이 많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마이크로밀엠브레인이 교사노조 정책연구원 의뢰로 지난 4월 17∼22일 국민 5천명(만 16세 이상∼70세 미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6.0%는 현재 학교 내 시민교육 수준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학교 시민교육이 충분하다는 응답은 18.9%에 그쳤다.
응답자들은 대체로 학교 내 민주시민교육에 긍정적이었다. 응답자의 83.7%는 학교 내 시민교육에 동의한다고 밝혔고 82.4%는 현실 정치 쟁점과 사회적 문제에 대한 교육이 학생에게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학생들이 현실 정치의 쟁점과 사회적 문제를 주로 어디에서 배워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학교가 66.4%로 가장 많았고 가족이 14.6%, TV가 6.3%, 온라인(유튜브·SNS 등)이 5.6%로 집계됐다.
응답자들은 시민교육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교사의 정치적 편향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현실 정치 쟁점과 사회 문제 수업을 둘러싼 우려에 대해선 응답자의 63.6%가 '교사의 정치적 편향에 따른 왜곡된 시각 주입'을 꼽았다. 그다음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로 학교 내 갈등·혼란 우려'가 16.2%로 뒤를 이었다.
교사노조 정책연구원은 "학교 시민교육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형성됐지만, 정치 편향 민원,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모호한 해석, 교사 보호 장치의 부재 등으로 교육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며 "교사가 시민교육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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