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대, 과정은 치열하겠지만 '원사이드'한 결론 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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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 17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갈등이 상당하다.
"민주당은 이제 전당대회 국면이죠. 전당대회는 사실 축제가 돼야 하잖아요. 그런데 축제가 시작되기도 전에 집안싸움이 한창인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겉으로라도 노선 경쟁처럼 보여야 하는데, 노선 경쟁이 아니라 대통령이 하지 말라고 한 '전쟁'이 돼 버렸어요. 최근 민주당 지지도가 출렁였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봐요. 지난 1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이 만나는 그림을 보여준 것도, 결국 전·현직 대통령이 만나 화합하는 모습으로 당내 갈등을 눌러야 했다는 뜻으로 봐야 할 정도로 지금 민주당은 집안싸움의 전시장이 됐습니다."
-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조선시대 예송논쟁을 보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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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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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송영길, 김민석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제22대 후반기 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
| ⓒ 유성호 |
이러한 당내 혼란을 진단하고, 이번 전당대회가 민주당의 미래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파악하기 위해 2일 시사평론가 박영식씨와 전화로 대화를 나눴다. 다음은 박 평론가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전당대회에서 예송논쟁 반복하면 컨벤션 효과 사라질 것"
-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갈등을 겪고 있는데,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세요?
"민주당은 이제 전당대회 국면이죠. 전당대회는 사실 축제가 돼야 하잖아요. 그런데 축제가 시작되기도 전에 집안싸움이 한창인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겉으로라도 노선 경쟁처럼 보여야 하는데, 노선 경쟁이 아니라 대통령이 하지 말라고 한 '전쟁'이 돼 버렸어요. 최근 민주당 지지도가 출렁였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봐요. 지난 1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이 만나는 그림을 보여준 것도, 결국 전·현직 대통령이 만나 화합하는 모습으로 당내 갈등을 눌러야 했다는 뜻으로 봐야 할 정도로 지금 민주당은 집안싸움의 전시장이 됐습니다."
- 외부에서 보기엔 민주당 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문과 신흥 세력인 친명의 대결로 보이는데요.
"겉으로는 친노친문 대 친명의 대결처럼 보일 수 있는데, 속을 들여다보면 정청래 전 대표가 친노친문의 영역에서 인정받으려 했던 시도가 지금 시점에서 실패한 것 같아요. '노무현 키즈'를 자처했는데, 송영길 의원이 '조문조차 못 했다'고 했다가 사과하고 거둬들이긴 했지만 사람들이 당시 상황을 복기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어요.
송영길 의원 지적의 본질은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것과 노무현의 이름을 파는 건 차원이 다르다는 거라고 봐요. 정청래 전 대표의 과거를 돌이켜보면 정동영계 멤버로서 노무현 정부와 대통령을 공격하는 쪽에 서 있던 사람이었잖아요. 중요한 건 노무현 정부 때 어떤 활동을 했느냐인데, 이번 공방으로 그게 다 드러났어요. 그래서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노무현 키즈'는 아닌 걸로 보여요."
- 그럼 친문은 맞나요?
"친문으로 누구나 인정하는 윤건영, 고민정 의원의 최근 라디오 인터뷰를 보면 정청래 전 대표를 친문의 적자로 보지 않는 것 같아요. 친노도 친문도 아닌 게 돼버린 상황이라고 봐요. 확실한 건, 처음엔 친노친문 대 친명의 대결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친명 대 사실상 반명의 싸움이라는 거예요.
정청래 전 대표가 민심으로 여기는 딴지는 이미 반명의 최전선에 서 있는 거거든요.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다'는 표현에 동의하는 강경 당원들은 그것이 반명이라는 걸 모르는 걸까요.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당·청 갈등을 부인하지 않았는데, 해외 순방 기간 내내 국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정청래 전 대표의 행위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전혀 도움이 안 됐어요. 그래서 저는 이 구도를 친명 대 사실상 반명의 대결이라고 결론 내리고 있어요."
- '586 엘리트주의'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완전히 동의해요. 586 중심의 운동권 엘리트주의가 민주당의 기본 문화이자 정서처럼 깔려 있던 시기가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공고한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이번에 드러난 것 같아요."
- 지금 <중앙일보>가 부도났죠. 그만큼 경제 상황이 안 좋은데, 민주당 전당대회를 보면 그런 얘기는 아예 없고 보완수사권과 검찰개혁 이야기만 나와요.
"올바른 지적이에요. 여당은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며 이슈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권한이 있잖아요. 전당대회 국면이라 해도 중앙 그룹 문제를 비롯해 여당이 챙겨야 할 이슈가 산더미 같은데, 그런 것들이 전부 뒷전으로 밀리고 전당대회에만 꽂혀 있는 모습은 보기 좋지 않죠.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에 국가대표로 외교에 필사적으로 뛰는 동안 여당은 국내에서 할 일을 해야 해요. 선관위 사태를 어떻게 풀 것인지 다루거나, 원포인트 개헌이라는 화두로 국면 전환도 할 수 있었잖아요. 그런데 8박 10일 동안 한 얘기가 1인 1표제, 검찰 개혁,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뿐이었어요. 전당대회 레이스 기간이라고 일을 안 할 건 아니잖아요. 다음 당대표와 지도부가 이 아쉬움을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친노친문이 스스로를 민주당의 주인으로 여기는 듯한 느낌도 받아요.
"친문 집단이 스스로를 코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역사적 배경이 이미 마련돼 있어요. 동교동계는 해체했고, 친노로 가기엔 안희정 전 지사가 폐족 선언까지 했으니까요. 가장 가깝게 민주당이 재집권했던 게 문재인 정부라 국회에 문재인 정부 사람들이 많은 건 당연한 거예요.
관건은 친문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이재명 정부를 얼마나 인정하고 동참하느냐예요. 최근 윤건영 의원이 유시민 전 장관의 말을 귀 기울여 들을 필요가 있다고 하는 등 과거 친문 인사들이 뉴미디어에서 나오는 얘기를 두둔하는 걸 보면, 이분들이 이재명의 시대를 인정하지 않고 여전히 하나의 세력으로 존재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건지, 기회가 주어진다면 친문의 재집권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건지 의심이 들 때가 있어요."
-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조선시대 예송논쟁을 보는 것 같아요. 여당 전당대회는 나라의 미래 비전을 놓고 대결해야 하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에 갔는지로 다투고 있어요.
"비유가 정확하다고 봐요. 예송논쟁은 효종이 승하하고 상복을 1년 입느냐 3년 입느냐를 두고 서인과 남인이 싸운 거잖아요. 겉보기엔 예법 논쟁 같지만 본질은 왕위 정통성 문제였죠.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송영길 의원이 정청래 전 대표를 직격하면서 벌어진 장례식 공방이 겉으로는 노무현 정신을 누가 잇느냐의 경쟁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당의 소유권과 공천권을 갖느냐 하는 권력 다툼이에요. 예송논쟁의 상복이 지금은 공천권으로 바뀐 거죠.
진짜 노사모 출신이나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일했던 분들의 SNS를 보면 상당히 분노하고 있어요. 노무현의 이름을 부를 때조차 마음이 아파서 함부로 입에 담지 않는데,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익을 위해 그 이름을 언급하는 게 불쾌하다는 거예요.
노무현이라는 이름으로 경쟁하고 싶다면 노무현 정신, 사람 사는 세상,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이런 가치로 연대할 것인가에 대한 실질적 노선 경쟁을 해야 해요. 전당대회에서 예송논쟁을 또 하게 되면 투표율도 떨어지고 민주당 지지도도 떨어지고 컨벤션 효과까지 사라지게 될 거예요."
- 유시민 작가가 유튜브 방송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한 말이 파장을 낳았잖아요. 유 작가의 발언은 어떻게 보세요?
"6월 26일 그 방송이 나오고 나서 두 번을 풀로 다 봤어요. 실수하면 안 되니까 받아쓰기 앱으로 텍스트까지 떠서 들춰 가면서 방송도 했고요. 총평부터 드리면, 정말 믿을 수 없는 인터뷰였어요. 유시민 전 장관이 대중 앞에서 할 수 있는 얘기와 할 수 없는 얘기가 있는데, 해서는 안 되는 표현이 너무 많이 등장했어요."
- 어떤 게 가장 문제라고 보세요?
"세 가지가 문제였어요. 첫째, 자가면역질환 비유예요. 항체가 정상세포를 공격한다는 건데, 정상세포는 자신들 코어 지지층이고 뉴이재명은 바이러스라는 얘기가 되잖아요. 새로 당을 지지하게 된 사람들을 세균 취급하는 갈라치기 표현이에요.
둘째, '촉법'과 '용역'이라는 표현이에요. 자신들을 '문조털래유'라고 부르는 게 싫었다면, 그보다 더 나쁜 표현은 쓰면 안 되는 거잖아요. 셋째, 청와대 선물 언박싱한 걸 두고 '천하다'고 한 표현이에요. 이건 완벽한 신분제의 언어예요. 자신들은 양반이고 저들은 천한 노비라는 거 아닙니까.
방송 말미에 나온 내용도 충격이었어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조국 장관 임명 여부를 유 전 장관에게 직접 전화로 물어봤다는 내용을 아무렇지 않게 내보낸 거예요. 대통령이 장관 임명을 방송인에게 상의했다는 걸 스스럼없이 드러내면 중도·보수층이 진보 정권을 어떻게 보겠어요. 진영을 생각해서라도 편집됐어야 했어요.
저도 유 전 장관과 김어준씨를 좋아했었어요. 하지만 이 방송을 보고 실망해서 떠난 3040이 엄청 많아요. 민주당 당원들도 억울한 게, 민주당 방송도 아니고 두 분은 민주당 당원도 아닌데 그로 인한 불이익은 민주당이 받거든요."
- 유시민 작가가 얘기한 게 증축론과 재건축론이에요.
"유시민 전 장관이 비유를 통해 쉽게 이해시키려 한다고 하지만, 저는 더 쉽게 선동되게끔 만들기 위한 비유법이라고 봐요. 원래 지지층은 증축을 원했는데 대통령이 재건축한다는 거 아니에요. 잘 살펴보면 정당의 주인은 특정 세대나 열성 지지층이 아니에요. 당원 전체와 국민이에요. '재건축은 입주자 동의받아야 한다'는 말은 뒤집어 보면 틀린 말이에요.
오늘 발표된 NBS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 중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92%예요. 코어는 흔들리지 않고 있고 대통령의 중도 실용 노선에 불만이 없다는 거죠. 그런데 굳이 증축과 재건축을 구분해서 설명하려는 건 일종의 정치 선동이에요.
왜 하필 증축이냐. 강경 노선 코어층끼리만 뭉칠 수 있다는 바리케이드를 친 거라고 봐요. 색깔이 같고 노선이 같은 사람들만 먼저다, 외부인은 허락받고 들어와라. 이건 평론이 아니라 사실상 선동이고 정치를 하는 겁니다."
- 이재명 대통령의 당무 개입에 대한 논란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당무 개입이라고 단정할 근거가 있나요. 윤석열 때와 비교하면 말도 안 되는 얘기예요. 정무수석이 협박에 가까운 말로 안철수 의원을 주저앉혔고, 나경원 의원은 부위원장 자리에서 해임했고, 당원 투표 100%로 룰까지 뜯어고쳐서 김기현을 당대표로 만든 게 당무 개입이에요.
대통령이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거나 함의를 담는 시그널 정도는 줄 수 있다고 봐요. 정무 감각이 있는 정치인이라면 대통령의 말과 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스스로 읽어야죠. 이재명 대통령이 어떤 부분에서 당무 개입을 했다는 건지, 근거를 제대로 제시하는 사람을 아직 보지 못했어요."
- 앞으로 전당대회까지 전망은 어떻게 하시죠?
"한 문장으로 하면 '과정은 치열하고 결과는 원사이드할 것이다'예요. 오늘 NBS 조사에서 민주당 코어 지지층의 이재명 대통령 지지가 92%대로 단 1도 식지 않은 것 같아요. '코어가 흔들렸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검찰 개혁 지연 사태 논점은 이미 틀린 얘기가 됐다고 봐요. 정청래 전 대표를 지지하는 강경파가 결국 김어준·유시민 코어라는 게 입증된 셈이에요.
무엇보다 지방선거에서 안타까운 결과를 만들어 놓고도 연임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에요. 명분도 떨어지는 도전이고요. 그의 11개월을 역량 부족으로 냉정하게 평가하는 전당대회가 될 거라고 예상해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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