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전반기 10승 투수 실종사건, 왜?

고봉준 2026. 7. 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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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화를 한국시리즈 무대로 올려놓은 코디 폰세(왼쪽)와 라이언 와이스. 뉴스1, 뉴시스

프로야구는 9일을 끝으로 반환점을 돈다. 별들의 잔치인 올스타전을 맞아 잠시 쉼표를 찍고 16일 후반기를 재개한다.

올해 전반기는 유독 타자들의 활약이 도드라졌다. LG 트윈스 오스틴 딘과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홈런왕을 놓고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벌이고 있고, 타율 부문에선 SSG 랜더스 박성한의 초반 독주를 뒤집은 KT 위즈 최원준이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와 달리 마운드에선 큰 이슈가 나오지 않는 분위기다. 선발투수만 봐도 그렇다. 올해 전반기의 최대 특징은 10승 투수 실종 사태다. 예년과 달리 이번 전반기에는 두 자릿수 승리 고지를 밟는 선수가 나오지 않게 됐다. 현재까지 KIA 애덤 올러가 9승으로 이 부문 1위. 그러나 지난 1일 이범호 감독이 휴식 차원에서 올러를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물리적으로 전반기 복귀 불가능해 전반기 10승이 무산됐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과 두산 베어스 최민석, LG 앤더스 톨허스트는 8승으로 역시 남은 기간 10승이 사실상 어렵다.

최근 지표를 살펴보면 차이 두드러진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매년 전반기 10승 투수가 나왔다. 2022년에는 12승을 거둔 LG 케이시 켈리를 비롯해 4명이, 2023년에는 NC 다이노스 에릭 페디와 LG 아담 플럿코가 각각 12승과 11승을 올렸다. 이듬해에는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10승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1승을 수확한 한화 코디 폰세와 NC 라일리 톰슨 등 4명이 10승 고지를 일찌감치 넘어섰다. 특히 한화는 폰세를 비롯해 라이언 와이스도 전반기 10승을 채워 초반부터 순항했다.

그렇다면 올해 10승 투수 실종의 원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특급 외국인선수들의 부재를 가장 먼저 꼽는다. 최원호 해설위원은 “지난해에는 폰세와 와이스가 막강한 위력을 발휘했다. 또, 최근 몇 년을 봐도 라일리와 페디, 켈리 같은 확실한 에이스들이 많았다”면서 “타자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봐도 ‘못 칠 만한’ 공을 던지는 외국인투수가 없다고 한다. 지금은 한 타순 정도 돌면 어느 정도 공략이 가능한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선 또 다른 이유를 든다. 갈수록 철저해지는 투수 관리다. 최근에는 선수가 조금만 불편함을 느끼면 바로 로테이션에서 빠진다. 반대로 코칭스태프에서 투수의 구위가 떨어졌다고 판단해도 1군에서 말소해 열흘 휴식을 준다.

투구하는 올러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선발투수 올러가 1회에 투구하고 있다. 2026.5.6 iso6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KT 제춘모 투수코치는 “약 10여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은 투수 관리가 체계적이라고 할 수 있다. 70~80이닝을 기준으로 열흘 휴식이 의무처럼 주어진다”면서 “그렇게 로테이션에서 한두 번 빠지면 자연스레 등판 횟수가 줄어든다. 그 1~2게임이 쌓이고 쌓이면 몇 승의 차이를 만든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전반기 다승 상위권 선수들의 등판 경기는 17~18게임 정도가 됐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평균 16경기 정도로 1~2게임이 줄었다.

그런데 여기에선 짚고 넘어가야 하는 대목이 하나 있다. 투수의 휴식이 반강제적이지는 않느냐는 물음이다. 엔트리 말소는 FA 등록일수와도 직결되는 문제라 민감할 수 있다. 한 수도권 구단의 선발투수 A는 “구위가 크게 떨어진 경우가 아니라면 강제적으로 로테이션에서 빠지는 일은 드물다. 선수가 먼저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코칭스태프에서도 휴식 시기를 어느 정도 생각은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결국에는 대화가 중요하다. 선수는 자신의 상태를 확실하게 전달해야 한다. 반대로 선수는 그렇게 느끼지 않더라도 코칭스태프가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어느 정도의 커뮤니케이션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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