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프로젝트’ 불만에 李대통령 “정치인들 부화뇌동하면 동네 발전하겠냐”

윤성민 2026. 7. 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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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일 충남 아산시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AR 글래스를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최근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대해 “분열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2캠퍼스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 비전 국민보고회’에서다.

3대 메가 프로젝트는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반도체·피지컬 인공지능(AI)·AI 데이터센터 투자를 하는 내용인데, 이 대통령은 “지방자치단체장이 가끔은 주민들이 ‘왜 우리 동네는 안 되는 거야’ 지적을 받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역 투자 입지에 대해선 “선물 나눠주는 게 아니다”라며 “기업들 입장에서는 이걸 가장 효율이 높은 지역에, 가장 효율이 높은 방식으로 집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력을 특별히 기울이지도 않은 상태에서 ‘왜 우리 동네 안 나눠줘’ 이런 식으로 접근하고 (그러면 안 된다)”는 말도 했다. 특히 “주민들은 섭섭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같이 거기 부화뇌동해서 같이 화내고 그러면 그 동네가 발전되겠냐”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기업을 압박해 투자를 하도록 했다는 지적엔 다시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지적에 “구태적인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투자할) 상황을 조성해야 한다”며 “무조건 오라고 압력을 넣거나, 요즘 세상에 압력 넣는다고 기업들이 옮겨오는 데가 어디 있나”라고 했다. 이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고, 우리의 생각도 바꿔야 한다”며 “관치행정을 하던 그 시절 생각으로 압력을 넣거나 강제해서 이렇게 (투자하도록)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구태”라고 거듭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캠퍼스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 앞서 스마트자동차에 탑승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특히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에 대해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고(故) 이병철 회장께서 1983년 도쿄에서 반도체 산업 진출을 선언하셨던 그 역사적 순간이 떠올랐다”며 “그날의 선견지명이 대한민국을 오늘의 반도체 강국으로 만들었던 것처럼 오늘 이재용 회장님의 (충청권 투자) 결단이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선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보고회에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등과 함께 현장에 마련된 전시관을 둘러봤다. 태극기 모양의 플렉서블 OLED(휘어지는 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만져보며 이 대통령은 “드디어 제가 상상했던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측면에서는 화면이 보이지 않는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가 갤럭시 S26에 탑재됐다는 설명을 듣고 강 실장은 “국회의원들이 많이 사용하겠네”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AI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패키지 전시 구간에서 이재용 회장은 “AI 붐 때문에 수요가 갑자기 떠 가지고 부산 공장에서 하다가 땅이 없어서 세종 공장에서 했고, 거기도 또 땅이 차서 삼성전기가 세종시장에게 땅 좀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땅이 문제”라며 “아래쪽에는 (땅이) 많다”고 해 현장에서 웃음이 나왔다고 한다.

충청권 국민보고회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셀트리온 등 기업이 참석해 총 392조원의 충청권 투자 계획을 밝혔다. 삼성은 OLED와 차세대 디스플레이 라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공장·패키징 등에 약 14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재용 회장은 “국토의 중심 충청은 앞으로 IT 소재 부품의 글로벌 허브로서 더 큰 성장을 이뤄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100조원을 충북 청주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시설, HBM 패키징 시설을 짓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바이오 의약품 생산시설 등에 약 2조원 규모 투자를 진행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캠퍼스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3대 메가 프로젝트와 관련해 지방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계에 직면한 수도권을 넘어 성장의 축을 전국으로 다극화하면서, 국토 전체를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탈바꿈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1970년대 박정희 정부는 중화학공업 육성으로 수출입국의 길을 열었고, 2000년대 김대중 정부는 IT(정보기술) 대국의 길을 닦았다”며 “우리 국민주권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는 대한민국이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 우뚝 서는 세 번째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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