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 첫 '알바'도 여기서... 홈플러스에서 울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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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림 기자]
홈플러스가 2000억 원 규모의 운영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기업 회생 절차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최근 신선 식품 협력사 182곳은 서울회생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며 '홈플러스가 파산하면 수많은 중소 협력업체도 함께 무너질 수 있다'는 취지의 호소를 전했다고 한다. 전체 협력 업체 4603곳 가운데 47%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홈플러스에 의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뒤, 지난 1일 전주 효자동 홈플러스를 찾았다. 전주에는 이제 효자점과 덕진점 두 곳만 남았다. 한때 시민들이 즐겨 찾던 완산점은 이미 문을 닫은 지 오래다. 나에게 이곳은 단순히 장을 보는 마트 그 이상이다. 까르푸, 홈에버, 그리고 지금의 홈플러스까지 간판의 이름은 여러 번 바뀌었지만, 그 긴 시간만큼 우리 가족의 추억도 이곳에 차곡차곡 쌓여 왔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닌텐도 게임팩을 사러 왔고, 파워레인저에 푹 빠졌던 시절에는 장난감을 사러 들르곤 했다. 더운 여름이면 "우리 시원한 마트 갈까?"라는 말 한마디에 온 가족이 손을 잡고 나섰던 피서지이기도 했다. 심지어 대학생 큰아들의 첫 아르바이트도 이곳에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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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채' 코너를 가득 채운 냄비들. 신선식품 대신 생활용품이 진열된 전주 홈플러스 효자점 |
| ⓒ 최호림 |
그 한마디가 오히려 마음을 더 무겁게 만들었다. 아이들과 함께했던 추억이 깃든 공간이 서서히 활기를 잃어가는 모습을 마주하니 설명하기 어려운 허전함이 밀려왔다.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 모습을 본 아내는 "왜 그래? 눈물 글썽이는 거야?"라며 내게 농담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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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조건 1만원' 등 대대적인 할인 행사 안내문이 나붙은 홈플러스 매장 전경 |
| ⓒ 최호림 |
언젠가 홈플러스가 다시 정상이 되어 활기를 되찾는다면, 우리 가족도 예전처럼 아무렇지 않게 이곳을 찾을 것이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다. 집으로 돌아와 씁쓸한 마음에, 홈플러스에서 50% 할인가에 사 온 드라이 와인 한 잔을 따랐다. 입안을 감싸는 떫은 탄닌의 맛이 오래도록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 밤의 씁쓸함은 비단 와인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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