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쿠팡에 범정부적 총공격”…쿠팡 변호 문건 같은 美 하원 보고서

임성수 2026. 7. 2.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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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 쿠팡 관련 보고서 표지.


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이 한국 정부에 차별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는 주장을 담은 보고서를 1일(현지시간) 발간했다. 공화당 소속 스태프가 발간한 ‘임시 중간 보고서(interim Staff Report)’지만 쿠팡이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쿠팡을 일방적으로 변호하는 내용이어서 균형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원 법사위는 이날 ‘경쟁 차단: 한국의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공격’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한국 정부의 쿠팡 조사를 비판했다. 35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는 ‘한국의 미국 기업 차별’과 ‘쿠팡을 공격하기 위해 정부 기관을 무기화한 한국’이라는 두 개의 챕터로 구성됐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서 미 증시 상장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쿠팡 제공


위원회는 한국 정부의 쿠팡 조사에 대해 “불만을 품은 전 직원이 쿠팡의 데이터 시스템에 무단으로 접근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한국 정부는 이를 쿠팡에 대한 ‘범정부적 총공격(whole-of-government assault)’으로 확대했다”며 “전 직원의 무단 접근 사건 이후 10개 이상의 서로 다른 한국 기관이 쿠팡을 상대로 수십 건의 무관한 조사를 개시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또 한국 국가정보원이 쿠팡 직원을 중국에 보내 데이터를 유출한 전직 직원의 기기와 자술서를 회수하게 하는 위험한 작전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은 회수 작전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미국 시민권자인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최고경영자(CEO)를 형사 고발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 한국 정부가 지난달 11일 쿠팡에 역대 최대 규모인 4억1000만 달러 이상의 과징금을 부과했다며 “민감한 개인 정보가 포함된 더 심각한 데이터 유출 건에 대해 한국 기업에 부과했던 벌금을 훨씬 초과한다”고 적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의 쿠팡 조사 과정도 비난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 기관들이 쿠팡을 상대로 4000건 이상의 문서 제출을 요구하고 최소 652회에 걸쳐 쿠팡 직원들을 심문했다”고 적었다. 특히 “쿠팡 본사에 노동부 등 한국 정부 조사관들이 상주하다시피 해 서울 본사 건물에서 마주치는 사람 10명 중 1명은 한국 정부 조사관일 정도였다”는 로저스 CEO의 진술을 그대로 싣기도 했다. 보고서는 “이 모든 일은 한국 대통령이 정부 기관들에 쿠팡을 ‘직접 공격’하라고 지시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이루어졌다”는 로저스 CEO의 진술도 인용했다.

보고서는 쿠팡을 포함한 미국 기업들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사가 미국 가구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취지의 주장도 폈다. 보고서는 “최근 추산에 따르면 한국의 이런 차별적 행위는 미국에 5000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초과해 초래할 수 있다”며 “향후 10년간 미국 평균 가구당 약 3800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힐 수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의 이런 차별적 행위는 한미 FTA 등 양국 간 무역 협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기업에 대해 자국 기업보다 더 가혹한 규제를 적용하는 외국의 시도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명백히 경고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보고서는 하원 법사위 공화당이 쿠팡 제출 자료와 쿠팡 임원의 의회 증언 등을 토대로 작성한 중간조사 발표 성격의 문건이다. 수집된 증거 대다수가 쿠팡 측의 제출 자료와 증언 등이고, 한국 정부의 반론이나 소명도 보고서에 반영되지 않았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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