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큰 초등생들…피시방 금고 털고 CCTV에 ‘배꼽 인사’

강원도 삼척의 한 피시방에서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무려 10차례나 금고를 털고 때로는 CCTV를 향해 조롱하듯 춤을 추는 등 대담한 범행을 저질러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일 국민일보 취재에 따르면 삼척에서 피시방을 운영하는 업주 A씨는 지난달 19~25일 총 10회에 걸쳐 10대들에게 10만원가량의 절도 피해를 입었다. 범행은 2명씩 짝을 이룬 3개 팀 정도가 번갈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시방 CCTV에 담긴 아이들의 범행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대담했다. 카운터에서 불과 약 1m 떨어진 곳에 손님이 게임을 하고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카운터에 침입해 현금을 훔쳐 달아났다. 범행 당시엔 손님뿐만 아니라 가게를 봐주고 있던 업주의 아버지도 카운터 근처에 있었다.
CCTV에는 한 학생이 금고에서 돈을 빼내는 동안 다른 학생이 망을 보고, 심지어 카메라를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하거나 어깨춤까지 추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2000년부터 20년 넘게 피시방을 운영해 왔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고, 동종 업계 동료들에게도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라며 “돈통이 털리면 화가 나야 정상인데, 인사까지 하는 모습을 보고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나왔다. 화가 나기보다 황당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아이들 가운데 한 명은 CCTV를 향해 신이 난듯 어깨춤까지 추고 범행을 이어갔다”며 “마치 ‘잡을 테면 잡아봐라’식의 조롱을 하는 듯한 느낌이라 너무 괘씸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 신고 이후에도 이들의 황당한 행각은 멈추지 않았다.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1시쯤 삼척경찰서에 사건을 접수하고 돌아왔으나, 그 이후에도 한 차례 더 절도 피해를 보았다.
범행 일당 중 한 명은 매장에 다시 들어와 카운터를 뒤지려다 A씨가 분노해 붙여둔 CCTV 캡처 사진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 학생은 반성은커녕 A씨를 대신해 가게를 보고 있던 A씨의 어머니에게 다가가 “왜 내 얼굴이 나온 CCTV 화면을 인쇄해 놨느냐”며 적반하장격으로 따져 물었다고 한다.

A씨는 피시방 손님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이들이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손님이 범행을 벌인 일당 중 한 명의 복장이 근처 초등학교 축구부 유니폼이라고 알려줬기 때문이다.
경찰은 CCTV 영상과 업주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와 학생들의 신원을 특정하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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