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팹’ 안은 전남광주특별시 1일 역사적 출범
반도체 생산 기지 조기 완공 과제
주청사 문제·인사 불안 우려 산적

800조원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라는 선물을 품에 안은 전남광주특별시가 1일 공식 출범한다. 40년 만에 광주와 전남이 합쳐져 새출발하는 전남광주특별시가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 주도 성장이라는 범국가적 과제를 풀어나갈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30일 광주시·전남도 등에 따르면 1986년 광주의 직할시 승격으로 분리됐던 전남광주가 1일 40년 만에 전남광주특별시로 통합해 출범한다. 대한민국 최초 광역 행정통합을 통해 탄생한 전남광주특별시는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를 얻는 것은 물론 인구 320만명, 지역내총생산 159조원 규모의 ‘초광역 메가시티’로서 첫발을 내딛는다.
장관급인 전남광주특별시장에겐 국무회의 참석 권한이 주어지고, 차관급인 부시장도 4명에 달한다. 당초 중앙정부에 있던 대형 개발 사업 인허가권과 경제자유구역 지정권 등 핵심 권한도 통합특별시에 주어진다. 또 정부가 통합특별시에 약속한 재정 인센티브도 향후 4년간 매년 5조원씩 최대 20조원이 지원될 전망이다.
특히 전남광주특별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800조원 규모 반도체 팹(Fab) 4기라는 역대급 선물을 안고 출발한다. 전날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통해 국가 제2의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결정된 전남광주특별시는 출범과 함께 반도체 클러스터 조기 완공이라는 목표를 제시해 나간다.

1일 취임하는 민형배 전남광주특별시장 당선인은 전폭적인 행정 지원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자신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2030년 내 전남광주 반도체 팹을 완공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칩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민 당선인은 정부가 통합특별시에 지원하는 20조원 규모 재정 인센티브 중 최소 5조원에서 최대 20조원 전부를 팹 조기 완공을 위해 투입하겠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전남광주특별시는 1일 오후 반도체 팹 지원 조직인 ‘전남광주 반도체전략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키고, 전남광주특별시의회 역시 출범 1호 조례로 ‘반도체산업 지원조례안’을 의결하는 등 전면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지역 노동계와 산업계,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반도체산업 성공 범시민 본부 준비위원회’도 같은 날 출범해 전남광주특별시와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전남광주특별시를 향한 우려도 적지 않다. 가장 큰 갈등 요인은 ‘주청사’ 문제다. 기존 광주광역시청이 위치한 광주와 전남도청 소재지인 전남 무안, 전남도 동부청사 소재지인 전남 순천 등 각 권역별로 해당 지역을 주청사로 지정해달라는 요구가 크기 때문이다. 민 시장 당선인은 규모가 가장 작은 순천 청사를 주사무소로 하되, 3개 청사를 균형 있게 운영하겠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공무원노조는 종전 근무지와 조직 안정을 보장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통합 특별법에 종전 근무지 보장 원칙이 명시돼 있지만, 시·도 경계를 넘어선 근무지 발령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다. 민 당선인도 최근 ‘종전 근무지 보장’ 조항 개정 필요성을 언급했다가, 공무원노조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반도체 팹이라는 선물을 받아든 전남광주특별시는 그에 따른 책임도 막중해졌다”며 “출범 전부터 소지역주의 양상을 보이는 주청사 문제를 비롯해 공무원 인사, 광역교통망 구축 등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 할 경우 민선9기 4년 내내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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