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심경 “현실 받아들이기 힘들어…다시 죽기 살기로 달릴 것”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과 축구를 사랑해 주시는 팬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한국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34·LAFC)이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에 대해 팬들에게 사과했다. 손흥민은 30일 오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모른 척할 수도 없고, 현실을 피하고 싶지도 않다”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한국은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승2패에 그치며 A조 3위로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손흥민은 홍명보 감독과 김민재를 비롯한 선수단 선발대가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기 약 1시간 전에 게재됐다. 손흥민은 7월 1일 귀국한다.
줄곧 침묵하던 손흥민은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만약 이런 경기를 지켜봤다면 정말 안타깝고, 답답하고, 힘들었을 것 같다”고 팬들의 마음을 헤아렸다. 그러면서 “매일, 매 순간 여러 감정이 교차하며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 팬분들께 이 말씀만큼은 꼭 전하고 싶었다”면서 “저에게도 누구보다 소중한 대회였고, 제가 늘 말해왔던 '어린아이의 꿈의 무대'가 무너져 내린 것 같아 이루 말할 수 없이 착잡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는 손흥민이 네 번째 참가한 월드컵이었다. 34세인 손흥민의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으로 여겨졌다. 손흥민은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만은 않다. 저보다 훨씬 더 큰 실망과 상처를 안고 계실 팬분들을 생각하면 제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조심스럽지만 팬분들이 느끼시는 마음도 제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이 무대를 위해 정말 많은 것들이 희생되었음을 잘 알고 있다.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시간과 마음, 그리고 변함없는 응원과 사랑에 끝내 보답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저 역시 큰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정말 너무나 죄송하다. 그리고 끝까지 저희를 믿고 응원해 주시고, 함께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은 다시 일어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지금 이렇게 말로 다 표현하기보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과 축구 팬분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저는 다시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여러분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죽기 살기로 달려보겠다. 팬분들과 했던 약속은 절대 잊지 않았다. 팬분들이 저를 찾으실 때까지, 저를 필요로 하실 때까지 제 모든 것을 쏟아부어 다시 잘 준비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글 말미에 손흥민은 “모든 선수에게 너무 많은 비판과 상처를 주기보다는 정말 힘드시겠지만,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는 당부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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