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동부 전선 압박 강화…우크라 에너지시설 타격에 보복 공습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에너지 시설에 대한 장거리 타격을 이어가자 러시아는 동부 전선 공세를 강화하고 후방 도시까지 공습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양측이 서로의 취약 지점을 겨냥한 공방을 이어가는 가운데 종전 협상은 재개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최근 주요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코스티안티니우카에서 공세를 확대하고 있다.
코스티안티니우카는 러시아가 병합을 주장하는 도네츠크주의 핵심 방어선 가운데 하나다. 대부분 전선에서 러시아군의 진격이 정체된 상황이지만 이 지역에서는 소규모 병력이 외곽 침투를 시도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우크라이나군 지휘관들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에너지난에도 병력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전황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핀란드 군사연구단체 블랙버드그룹의 에밀 카스테헬미 분석가는 “우크라이나의 중거리 타격 효과가 러시아군 공세를 멈출 정도는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후방 도시를 겨냥한 공습도 이어갔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이날 드니프로 지역이 러시아 미사일 공격을 받아 민간인 5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자포리자에서는 미니버스가 드론 공격을 받아 3명이 사망하고 어린이를 포함해 6명이 부상했다. 북부 수미주 등 최소 6개 지역도 공격 대상이 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런 끔찍한 공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더 강력한 탄도미사일 방공망이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장거리 드론과 자체 개발 순항미사일 ‘플라밍고’를 동원해 러시아 정유시설 등 에너지 인프라를 집중 타격하고 있다. 전날에도 크라스노다르와 야로슬라블 지역 정유공장을 공격해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인 크림반도는 본토와 연결된 주요 물자 공급망이 대부분 끊기면서 사실상 고립 상태에 놓였다. 유치원 운영과 쓰레기 수거,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서비스 등 일부 생활 기반시설 운영이 중단됐고 대중교통 운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전날 집권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행사에서 “우리는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며 에너지난 등 일부 지역의 위기 상황을 인정했다.
양측이 서로의 약점을 겨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종전 협상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이어지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종서 기자 park.jongsu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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