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과속 꼼짝마"…EU, 위성기술로 강제 감속 검토
사고유발·해킹우려에 반대 의견도 ↑
유럽연합(EU)이 위성 기술을 활용해 과속 차량의 속도를 강제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9일 연합뉴스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보도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EU 집행위원회가 검토하고 있는 도로 안전 개혁안에 따르면 이 같은 기술은 2030년까지 EU 내 차량에 의무적으로 장착될 예정이다. 자동차 제조사는 모든 신형 차량에 원격 속도 제어가 가능한 장치를 빠짐없이 달아야 한다.

이 기술을 도입하면 위성이 차량 위치를 추적해 제한 속도가 더 낮은 지역에 진입할 경우 주행 중인 차량에 개입해 자동으로 속도를 줄인다. 운전자는 사고를 피하기 위해 시스템을 일시적으로 무력화하고 가속할 수 있지만, 이는 오직 짧은 순간만 가능하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이는 운전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므로 오히려 차량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운전자 연맹의 정책 담당자 브라이언 그레고리는 EU의 제안에 대해 "황당하다"며 "사고를 해결하지 않고 오히려 유발할 잠재력이 있다"고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리처드 홀든 영국 보수당 그림자내각 교통장관은 "범죄자나 적대국이 이 기술을 해킹해 도로에 혼란을 초래할 수 우려가 있다"면서 "점점 더 강력해지는 인공지능(AI)으로 무장한 외부 세력이 우리 일상을 해킹하고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수단"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2024년 7월부터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신형 자동차에는 운전자가 과속할 경우 스티어링 휠의 소리나 진동으로 경고하는 지능형 속도 보조장치가 장착됐다. 하지만 이 장치는 속도 제한 변경을 4번에 1번꼴로 식별하지 못했다고 최근 영국 자동차 조사기관 대첨 리서치가 지적한 바 있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위성으로 차량 속도를 줄이는 안전 조치에 대한 논의를 "순수하게 탐색하는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브렉시트로 EU 제도가 적용되지 않는 영국의 교통부 대변인도 "영국에 제어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 없다"며 "모든 차량의 안전 기준 향상을 위해 유럽 및 국제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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