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한목소리 “밀실 운영 축협, 해체수준 개혁해야”

여야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축구 국가대표팀이 졸전 끝에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에 대해 한목소리로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많은 축구 전문가들이 이번 월드컵 졸전이 예견된 사태였다고 진단한다”면서 “감독의 전술 부재와 독선적 밀실 행정으로 점철된 대한축구협회, ‘내 편 밀어주기’가 만연한 축구계 카르텔까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직무대행은 “한국 축구대표팀은 정몽규, 홍명보 등 몇몇 소수의 사유물이 아닌 국민 모두의 것”이라며 “대한축구협회의 독선과 무능이 국민을 실망하게 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국회 차원의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들의 정당한 땀과 노력이 배신당하지 않도록, 투명하고 공정한 체육 행정을 확립하는 데도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황명선 최고위원도 “이번 16강 진출 실패의 본질적인 원인은 경기장 밖에 있다”며 “학연과 지연으로 얽힌 축구 대표팀의 인사 조직 실패가 대표팀의 발목을 잡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월드컵 출전에도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정확한 실상 파악과 원인 분석, 재발 방지와 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통령도 예상 밖 결과에 황당함을 느낀다며 인사가 만사임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고 말씀했다”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좌절을 보면서 리더십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절감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소식에 “예상 밖 결과에 당황을 넘어 황당함을 느낀다”며 “국민을 허탈하게 한 이번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는 조직과 인사의 실패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어처구니없는 일로 국민께 깊은 실망을 안겨드린 점 매우 송구하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체육 행정 개혁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적 우려도 높고 대통령도, 정부도 축구협회에 대한 비정상적 운영을 질타하고 있다”며 “당에서도 내부 논의를 통해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정책위나 상임위(문화체육관광위원회) 단위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 축구, 리모델링이 아니라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전형을 보여줬다”고 비판했고,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송영길 의원 역시 “이번 월드컵 결과는 이미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부터 예견된 참사였고, 과정부터 공정하지 않았다”면서 “대한민국 축구를 다시 국민의 품으로 돌려놓기 위한 대변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야당 의원들도 강경 메시지를 이어갔다.
김승수 국민의힘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홍 감독 선임 과정 문제에 대해) 기자회견, 문체위전체회의, 국정감사 및 예결특위에서 축협의 책임 있는 조치와 쇄신을 촉구했지만 협회는 국민의 우려를 외면했고, 결국 지탄을 받는 결과를 맞이했다”면서 “협회의 운영 전반을 철저히 점검하고, 국민께 신뢰받는 체육 행정과 대한민국 축구의 재도약을 위해 끝까지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월드컵 ‘탈락’은 현상일 뿐이고, 진짜 원인은 대한축구협회의 총체적 무능과 일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협회 회장과 집행부의 책임 및 진상 규명 ▶정부의 감사 조치 즉각 이행 및 공적 재원 집행 내역 공개 ▶국회 차원의 공공성 회복을 위한 진상 규명과 제도 개혁 ▶조직 폐쇄성 극복을 위한 임원직 개방형 공모 확대 등을 강력 요구했다. 그는 “국민이 분노하는 것은 단순히 한 경기의 패배 때문이 아니라 국민의 사랑과 세금을 받아온 조직이 ‘총체적 무능과 일탈’로 답했기 때문”이라며 “한국 축구의 꿈이 다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지금 바로 과감한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홍명보 감독의 사퇴는 축구협회 개혁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면서 “능력보다 파워를 중시하고 투명성보다는 주먹구구식 의사결정 과정을 숨기는 것에 몰두하는 조직에서는 참사가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면에서 축구협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닮은꼴인데, 선관위도 특혜 채용과 외유, 책임지지 않는 의사결정 과정 등 해체 수준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축구협회도 축구계 카르텔과 파벌주의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반성과 해체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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