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종전했다더니…9일 만에 호르무즈 보복전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던 상선을 공격한 것으로 시작된 미국과 이란의 보복 공습과 반격이 이틀째 이어지며 호르무즈해협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르면 29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종전 실무회담이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 중부사령부는 27일 성명에서 “상선에 대한 이란의 계속되는 공격에 대한 직접 대응으로 이란의 정찰 인프라, 통신 시스템, 방공 기지, 드론 저장시설 등 10개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의 성명이 나온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우리가 아주 성공적으로 시작한 일을 군사적으로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 올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되면 이란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17일 양측이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이후 대(對)이란 강경 발언을 자제해 왔던 것과는 명확히 차이가 난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도 쿠웨이트 알리 알 살렘 공군기지 등 중동에 위치한 미군 시설 8곳을 파괴했다고 주장하며 “중동 지역 미군기지는 며칠 동안 지옥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특히 “미국이 휴전 합의를 계속 위반할 경우 모든 외교 절차를 전면 중단하겠다”며 협상 자체를 중단할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양해각서 체결 9일 만에 극단적 대치 국면으로 전환된 원인은 호르무즈해협 관할권 문제다. 이란은 지난 25일 “우리의 허가 없이, 또는 지정된 항로를 벗어나 해협을 통과하려 시도할 경우 그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은 해당 선박에 있다”며 미국이 주도한 오만쪽 항로로 운항하던 민간 선박 ‘에버러블리’호에 드론 공격을 가했다. 그러자 미국은 26일 이란의 합의 위반을 주장하며 이란의 미사일드론 저장시설과 해안 레이더 기지를 타격했다. 이란은 27일 파나마 국적의 유조선 ‘키쿠’호에 재차 공격을 가하며 응수했다.
CNN·AP통신 등은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종전 이후까지 계속 밀어붙여 영구화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며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모호한 종전 MOU 합의가 충돌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양측이 합의한 MOU에는 핵문제를 포함한 사실상의 ‘본협상’이 진행되는 60일간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되, 이란과 오만이 해협의 ‘미래 관리 방안’을 정립하는 내용이 담기는 등 미국이 이란의 호르무즈 통제권을 사실상 묵인하는 듯한 표현이 명기됐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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