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32강 좌절' 李대통령 "황당함 느낀다…조직·인사 실패" 축구협회 정조준
문체부에 원인 분석·재발방지 지시
체육단체 소수 간접선거 비판…"관련 체육인 모두 참여하는 직선제 도입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를 두고 조직과 인사의 실패라며 대한축구협회 등 체육단체 운영 구조 개혁을 지시했다. 단순한 경기 결과의 문제가 아니라 대표팀 감독 선임과 축구 행정 전반의 책임성, 체육단체 지배구조 문제로 이번 사안을 바라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28일 엑스(X·옛 트위터)에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글을 공유하며 "저도 전임 명예 프로축구단장이자 심정적 붉은악마로서 예상 밖 결과에 당황을 넘어 황당함을 느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최 장관은 "32강이 좌절됐다. 숨죽이며 지켜봤지만, 결과는 조별리그 탈락"이라며 "수렁에 빠져버린 한국 축구는 이제 마음을 추스르고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탈락의 원인을 인사 실패에서 찾았다. 이 대통령은 "결국 인사가 만사임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며 "능력보다 네 편 내 편을 더 중시해 무능한 사람을 지휘관으로 선발하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특정 인물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제기됐던 절차적 정당성 논란과 대한축구협회 의사결정 구조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어 "공사 구별을 못 하고 공익보다 사익을 앞세우는 엉터리 인사가 가능한 것은 인사권자에 대한 감시·견제·문책이 불가능하거나 어렵기 때문"이라며 "결국 모든 조직은 민주적 구성과 통제, 권한과 책임의 일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체육단체 선거제도 개편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민간 영역의 민주적 지도력 구성과 객관적 감시·견제 체제 확립은 이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라며 "농협 임원 구성을 조합원 직선제로 바꾸는 것처럼 대한체육회나 축구협회 등 체육단체는 최협의의 대의원에 의한 소수 간접선거제가 아니라 관련 체육인 모두에 의한 직선제를 도입하도록 행정지도하라고 지시했는데 잘 이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감시·견제 시스템 구축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운영의 투명성, 공정성, 객관성을 위해 엄격한 감시·견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행위와 결과에 대해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또 문체부에는 공식적인 후속 조치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을 허탈하게 한 이번 월드컵 본선 32강 진출 실패는 조직과 인사의 실패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월드컵 출전에도 많은 국민 혈세와 국가적 지원 역량이 투입되는 만큼 문체부에서 이번 사태의 정확한 상황, 원인 분석, 재발 방지와 개선을 위한 대책을 꼼꼼하게 챙겨 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처구니없는 일로 국민들께 깊은 실망을 안겨드린 점 매우 송구하다"며 "다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체육행정 개혁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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