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장마? 지각 장마?… 기상 전문가에게 올여름 날씨 물어보니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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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부산시민공원 쿨링포그(Cooling Fog) 시설에서 17일 시민들이 물안개가 뿜어져 나오는 산책로를 걸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6.17 |
| ⓒ 연합뉴스 |
장마를 비롯해 태풍 등 올여름 날씨 전망을 들어보기 위해, 지난 26일 공상민 기상청 예보 분석관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공 분석관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당분간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의 더위"
- 6월 말인데 예년에 비해 그렇게 덥지 않은 것 같은데 현재 날씨 상황 어떻게 보고 계세요?
"보통 이맘때쯤 남쪽에서 올라오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는데, 지금은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의 영향을 주로 받고 있어요. 북태평양 고기압이 그 가장자리로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끌어올리는데, 이 고기압이 아직 일본 남쪽 해상에 머물러 있어서 우리나라까지 본격적으로 확장하지 못한 상황이에요. 그러다 보니 전국적인 폭염보다는 상층의 찬 공기와 낮 동안 올라가는 기온이 만나면서 소나기가 자주 발생하고요. 맑은 날엔 햇볕이 강해 낮에는 30도 안팎까지 오르고 밤에는 다시 기온이 내려가는 패턴이에요. 당분간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의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 원래 6월 말이면 기온이 30도가 넘지 않았나요?
"매해 다르죠. 비가 오면 기온이 내려가잖아요. 비가 안 올 때는 30도를 넘기도 하고, 비가 오면 덥고 습하긴 해도 기온 자체는 30도를 못 넘을 때도 있어요. 지금은 비가 자주 안 오다 보니 일사량이 강해서 낮 기온은 오르는데, 밤이 되면 다시 기온이 내려가는 형태가 나타나는 거죠."
- 이상 기온의 영향일까요?
"이상 기온과는 상관 없어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해야 그 가장자리로 남쪽의 덥고 습한 공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데, 아직 그 단계가 아니고 덜 확장한 상태라고 보시면 돼요. 매년 조금씩 다른데,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 쪽으로 완전히 확장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아직 장마가 시작 안 한 걸까요, 아니면 이른바 마른 장마일까요?
"아직까지 장마철 시작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려워요. 최근 한국기상학회에서도 한국의 장마라는 학술적 의미를 재정립했어요. 장마철을 단순히 비가 많이 오는 시기가 아니라,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며 북상하는 시기에 남쪽의 온난·다습한 공기와 북쪽의 찬 공기가 만나 비가 내리기 좋은 조건이 형성되는 기간 전체로 새롭게 정의했거든요.
그러면 장마철에 비가 오지 않는 날도 있을 수 있고, 강수 형태도 정체전선뿐 아니라 저기압이나 소나기 등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어요. 마른 장마라는 건 사실 기상학적 용어는 아니에요. 다만 아직 장마철이 시작되지 않은 건 맞고, 언제 시작될 지는 단정하기에는 이른 상황이에요.
현재 정체전선은 제주도 남쪽 해상에 있고, 북태평양 고기압도 우리나라까지 충분히 확장하지 못한 채 일본 남쪽에 머물러 있어요. 지금 7호와 8호 태풍이 대만 동쪽 해상 부근에 있는데, 이 태풍들이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다가 28일즈음 일본 남쪽 해상으로 빠져나갈 거예요. 그래서 지금은 장마철이 언제 시작될지 단정하기 어렵고, 마른 장마라고 표현하기도 어렵습니다."
- 원래 장마는 6월 하순 경에 시작하는 거 아닌가요?
"시기적으로 보면 제주도는 6월 19일, 중부는 25일, 남부는 23일 시작되는 게 평년 기준이에요. 그런데 이건 30년 동안의 평균이거든요. 매년 다른 거예요. 제주도 장마 시작이 어떤 해는 더 빠르고 어떤 해는 더 늦기도 해요. 중부 지방의 경우 2014년처럼 7월을 넘긴 해도 있었고요. 그러니까 매해 다른 거지, 꼭 19일에 시작돼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 그럼, 장마가 늦어도 문제없는 건가요?
"문제는 없어요. 다만 올해는 시기적으로 조금 늦다고 볼 수도 있어요. 아직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까지 확장하지 못했거든요. 이 고기압이 확장하고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으면 장마철 시작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어요. 지금도 두 개의 태풍이 우리나라 남쪽 해상에 있고, 다음 주에도 새로운 열대 요란이 발달할 가능성을 수치 모델로 보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렇게 되면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 정도도 불확실하고, 열대 요란의 발달 여부에 따라 기압계 변동성도 크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국지적 호우는 언제든 내릴 수 있어"
- 제 기억에 장마철인데 비가 거의 안 온 때도 있었던 거 같거든요, 올해도 그럴 가능성 있나요?
"맞아요, 그런 해도 있어요. 매해 장마철 기간의 강수 특성이 다른데, 작년에도 비가 많이 안 오면서 폭염이 있었던 적도 있었어요. 올해는 어떻게 될지 아직 판단하기 어려워요. 다음 주에 장마철이 시작될지조차도 앞서 말씀드린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 여부, 열대 요란의 발달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이번 여름 장마철에 비가 안 오는 날이 많을지도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 소나기 예보가 많던데 늦은 장마와 관련이 있을까요?
"완전히 관련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소나기가 많이 오는 것과 늦은 장마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성을 찾기는 어려워요. 최근 소나기의 원인은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와 낮 동안 지면이 달궈지면서 기온이 올라 대기가 불안정해지는 데서 비롯된 현상이에요. 장마철 기간에도 이런 소나기는 충분히 발생할 수 있거든요. 반면 장마철 강수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주변 기압계가 만드는 더 큰 규모의 흐름이라서, 최근 소나기가 잦다고 해서 장마가 늦어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여름철 우려 중 하나가 국지성 폭우인데 올해는 어떨까요?
"여름철은 대기 중에 수증기가 많기 때문에 국지적 호우는 언제든 내릴 수 있어요. 장마철에만 국지적인 폭우가 내리는 게 아니라,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온 뒤에도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릴 수 있거든요. 그러니 항상 대비하고 조심해야 합니다."
- 올해 태풍이 많을 거란 예보 본 것 같은데.
"평년 수준의 태풍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긴 했어요. 지금도 우리나라 남쪽 해상에 태풍이 두 개 있는데, 발생은 했지만 우리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 건 아니에요. 태풍은 해수면 온도가 높고 발생하기 유리한 기압계 환경이 갖춰지면 만들어지는데, 그게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줄지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위치와 세기, 전체적인 대기 흐름에 따라 크게 달라지거든요. 그래서 태풍은 발생하겠지만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지는 지금으로서는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에요.
다만 해수면 온도 등 태풍이 발생하기 유리한 조건은 계속 존재하기 때문에, 앞으로 태풍이 발생하고 기압계가 우리나라 쪽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어요. 그렇게 된다면 예측과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하고, 태풍이 발생했을 때 기압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할 계획입니다."
- 올해 더위는 몇 도까지 오를 거로 전망하세요?
"올여름 최고 기온이 몇 도까지 오를지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려워요. 폭염의 강도나 지속 기간도 북태평양 고기압 같은 기압계의 확장 정도와 영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거든요. 다만 기상청의 3개월 전망을 보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 올여름도 덥겠다는 건 알 수 있어요. 저희는 단기적으로 주변 기압계 변화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중기·단기 예보의 기온 정보를 통해 더위에 대한 정보를 계속 드릴 예정이에요. 올해는 폭염 영향예보뿐 아니라 폭염 중대경보, 열대야 주의보 같은 것도 새로 신설해서 국민들이 더위에 더 잘 대응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 40도 넘을 수 있을까요?
"최근 유럽에서도 40도 이상 오르면서 더위 피해가 크다고 들었어요. 다만 지금으로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고요. 장마철이 아직 시작도 안 됐지만,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 시기가 오면 기온이 많이 올라갈 가능성은 언제든 있어요. 그럴 때 기상청 예보 정보를 잘 활용하셔서 국민들이 더위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비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여름철 무더위 속에 건강 관리 어떻게 해야 할까요?
"폭염 주의보나 특보는 단순히 기온뿐 아니라 습도까지 포함된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습도가 높아지면 체감온도가 크게 오를 수 있거든요. 그러니 갈증을 느끼기 전에 물을 자주 마시고, 더운 낮 시간대에는 가급적 야외 활동을 피하는 게 좋아요. 특히 어린이나 고령자, 야외 작업자들은 온열질환 위험이 높기 때문에 기온 예보나 특보 정보를 자주 확인하면서 건강 관리에 각별히 유의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 물을 많이 먹는 게 중요할까요?
"물을 충분히 자주 마시는 게 좋고, 이온 음료도 도움이 돼요. 그늘이나 에어컨이 있는 실내에서 더위를 피하시고요. 특히 여름철에 밭일처럼 땡볕에서 작업하다 보면 고령자분들이 많이 지치실 수 있으니, 건강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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