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추경할지 모르겠는데 GPU 확보 재원 추가 발생…보완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우리가 곧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는데, 사실 (그래픽처리장치 확보) 재원도 추가로 발생하는 것 같다”며 2차 추경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 신(新)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에서 국내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현황을 물으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26만장, 단기적으로 5만장의 GPU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올해까지는 2만장이 될 것 같고, 내년 예산에도 1만장 정도 들어갈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광주 국가컴퓨팅센터도 시스템이 문제가 있어서 제대로 활용이 안 되고 있다고 하더라. (GPU가) 점점 대규모로 필요할 텐테 확보 속도가 너무 느린 것 아니냐”며 “보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국무회의에서도 추경을 시사한 적이 있다. 이 대통령은 당시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 세수 활용에 관해 언급하며 “유류세를 낮춰도 재정 부담은 그렇게 크지는 않다. 이게 서민들의 소비 여력 확대에도 도움이 되는 것 아니냐”고 했고, 고물가 완화 방안에 대해서도 “서민에 대한 소득 지원 정책을 지금 추가하려면 재원이 없지 않느냐”며 추가 재원 투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난 4월 정부는 중동전쟁에 따른 고물가 문제 등에 대응하려 26조2000억원 규모의 ‘전쟁 추경’을 편성했다. 만일 정부가 또다시 추경을 추진하면 1차 추경 이후 3개월이 채 안 돼 2차 추경을 추진하게 된다. 정부는 지난해 7월에도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등을 위해 31조8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날 “추경 여부에 대해서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GPU 구매 등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투자 확대 필요성에 대한 원론적이고 일반적인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은 26일 회의에서 “기술 우위가 곧 안보 우위”라며 2030년까지 신안보 분야 기업 가치 1조원 이상 기업 5개, 매출 1000억원 기업 50개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가 기술을 가진 혁신기업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에 따라서 국가 생존의 경쟁력이 나뉜다고 생각한다”며 “기업 가치가 480조원에 이르는 미국의 팔란티어, 26조원에 이르는 독일의 헬싱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혁신기업을 우리도 만들어 가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도드라질 만큼 군사 밀도가 높은 나라”라며 “분단이라고 하는, 단점이라면 단점이고 질곡이라면 질곡인데, 이러한 위기 요인을 오히려 기회 요인으로 잘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기존의 대기업 중심의 하드웨어 무기 체제 역시 그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과정에서 생겨났다”며 “이제는 안보 현장이 많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그에 합당하게 혁신 기술 기업 중심으로, 또 무기 체계도 첨단 무기 중심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은 ▶비국방 분야 혁신 촉진형 계약 제도 도입 ▶국방 분야 첨단 기술력 획득 제도 신설 ▶한국형 인큐텔(In-Q-Tel·미국 CIA 주도로 1999년 설립된 민간 신기술 투자·지원 비영리 벤처캐피털) 설립을 통한 신안보 산업 전략적 투자 ▶신안보 창업 중심 대학 지정을 비롯한 젊은 인재의 신안보 혁신기업 진입 지원 ▶새로운 국방 조달 시스템 마련을 위한 범정부 추진단 구성 및 특별법 제정 등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첨단 무기 분야는 6개월, 1년도 사실은 길다. 연구·개발하고 시작했다가 승인이 날 때쯤 새로운 기술이 개발된 상태일 것”이라며 국방 조달 체계의 경직성을 해소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또 드론 등 첨단 장비의 경우 기술 개발 속도가 빠른 만큼 완제품을 구매하기보다 부품을 교체하거나 성능을 개량하는 방식을 통해 예산 낭비를 줄이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신안보 산업에 대한 투자에 대해서는 “빌려주는 것과 지원만 있는데 위험을 감수한 투자를 하자”며 “실패하면 지원금이라 치고, 성공하면 일종의 (정부가)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을 제시하기도 했다. 신안보 분야 민간 기업과 정부기관 사이 인식의 차이와 오해를 줄이기 위한 소통 강화도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공개 회의로는 이례적으로 이종석 국가정보원장도 참석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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