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급하게 명품값 이체했지만... 감경 없었다
[선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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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김건희(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씨의 매관매직 의혹 사건 1심 선고공판이 생중계되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김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
| ⓒ 유성호 |
조순표 재판장이 김씨를 힐끗 보며 질타했다. 마스크를 쓴 김건희씨는 얼굴을 제대로 들지 못했다. 김씨는 얼굴을 푹 숙인 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혐의 전부 유죄에 따른 징역 7년의 판결 주문을 들었다.
그는 판결 선고 직후 교도관의 부축을 받으며 서울남부구치소로 돌아갔다. 현재 판결 기준으로 그의 수감생활은 앞으로 10년은 더 남았다. 2025년 8월 구속된 김씨는 4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통일교 명품 수수 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재판장이 "범행 후 정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한 이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재판장 조순표 부장판사)는 26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40분 동안 진행된 김건희씨 매관매직 의혹 사건 선고기일에서 공소사실을 전부 유죄로 판단했다. 징역 7년이었다.
재판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세부 혐의 5개 모두 대통령 직무와 관련해 금품 수수와 청탁 사이의 대가관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①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합계 1억 380만 원 상당의 반클리프 목걸이, 그라프 귀걸이, 티파니 브로치 수수 → 유죄
②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합계 265만 원 상당의 금거북이와 세한도 복제품 수수 → 유죄
③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로부터 3990만 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히스토리크 아메리칸 1921 화이트골드 36.5㎜ 손목시계 수수 → 유죄
④ 김상민 전 검사로부터 1억4000만 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 수수 → 유죄
⑤ 최재영 목사로부터 합계 540만 원 상당의 샤넬 화장품 세트·디올 백 등 수수 → 유죄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①번 혐의의 귀금속은 빌린 것이고, ③번 혐의의 손목시계를 구매대행했고, ④번 혐의 이우환 화백 그림은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씨는 유죄 선고 시 형을 낮추기 위해 지난 5월 15일 결심공판 직전, 이봉관 회장에게 받은 귀금속 가운데 돌려주지 못한 그라프 귀걸이값 2210만 원을 공탁했다. 또한 서성빈씨에게 손목시계 대금 약 2800만 원을 이체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조순표 재판장은 양형 이유에서 "범행 후 정황이 매우 좋지 않다"면서 김씨를 꾸짖었다.
"피고인 김건희는 이 법정에서 일부 금품의 수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알선 명목으로 받은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일관되게 부인했다. 그러나 이는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 금품을 제공한 자들이 저마다의 청탁을 품고 접근하였음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명백히 드러났음에도 피고인 김건희는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려 했다. 이 법정에서 피고인 김건희로부터 진정한 반성의 모습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조 재판장은 김씨의 이체와 공탁을 두고는 "반환 경위, 반환 시기, 공탁 시기 등에 비추어 유리한 정황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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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건희씨가 나토 해외 순방 때 착용했던 명품 목걸이와 브로치, 귀걸이 |
| ⓒ 윤석열정권 대통령실 |
조 재판장은 6분에 걸쳐 양형 이유를 낭독하면서 김씨를 거세게 나무랐다.
"피고인 김건희는 대통령의 배우자로서 그 어떤 고위공직자보다도 대통령 및 국정운영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 피고인 김건희는 공무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특정범죄 가중법 위반 뇌물죄의 적용 대상이 되지 않지만, 만약 피고인 김건희가 공무원 신분이었다면 수뢰액이 1억 원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중형의 대상이다. 특정범죄 가중법 위반 알선수재죄의 주체로 상정할 수 있는 사람 중 대통령 배우자라는 지위는 그 영향력에 있어 가장 중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조 재판장은 "대통령 배우자는 각종 청탁과 이해관계가 집중되기 쉬운 위치에 있음으로 누구보다 엄격하게 스스로를 절제하고 각별히 경계해야 한다. 피고인 김건희는 이러한 사회적 책무를 저버린 채 자신의 영향력을 알선의 대상으로 삼아 반복적으로 금품을 수수했다. 이 사건은 국가 최고 권력 핵심부에서 대통령의 배우자 지위를 이용하여 다수의 인사청탁, 사업청탁이 고가 금품과 거래된 이른바 매관매직 사건으로 세간에 알려졌다"라고 지적했다.
"일반 국민은 평생에 한 번 취득하기 어려운 고가물품을 피고인 김건희는 별다른 거리낌 없이 타인으로부터 수수해 왔다. 피고인 김건희가 수수한 금품들과 그와 결부된 청탁, 공여자 면면을 살펴보면, 매우 심각하다. 향후 기업현안 해결 및 친인척의 인사청탁을 위한 억 단위의 귀금속, 국가교육위원장 자리를 위한 금거북이와 세한도, 로봇개 대정부 사업 영위를 위한 수천만 원의 시계. 국회의원 공천 및 인사청탁을 위한 억 단위의 미술품 수수가 대한민국 대통령 배우자 주변에서 반복적 이루어진 일이다."
조 재판장은 "마땅히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할 공적 의사결정 과정이 금품과 결부돼 피고인 김건희의 사적인 이익을 위해 거래 대상으로 전락한 것으로 그 폐해는 단순한 금품 수수 차원을 넘어 공적 의사 결정의 공정성과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한 것"이라고 꾸짖었다.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 금품 제공자들도 유죄였다. 이봉관 회장은 징역 1년·집행유예 2년, 서성빈씨는 징역 10개월·집행유예 2년, 최재영 목사는 벌금 8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김상민 전 검사의 경우 다른 혐의와 함께 따로 재판을 받아 항소심 유죄 판결(징역 3년·집행유예 3년)이 나왔고,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김건희 변호인 "항소하겠다"
김건희씨 변호인들은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채명성 변호사는 판결 선고 후 취재진에 "김건희 여사는 특정한 자리나 이익을 제공한 건 없었다. 김건희 여사는 영부인 지위에 있으면서 부적절하게 선물을 받은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지만, 매관매직으로 연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청탁 대가성 말은 안된다"면서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해서 항소하겠다"라고 말했다.
최지우 변호사는 "알선수재 사건에서 이렇게 형량이 많이 나온 것은 본 적 없다. 너무 과도한 판결 아닐까 싶다. 영부인이라서 불평등한 대우를 받을 필요는 없다. 이 판결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잘 대응해서 판결을 바로잡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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