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만나는 이 대통령, 명·청갈등 봉합 나서나

오현석, 하준호 2026. 6. 26.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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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와 ‘새똥돼주길’(김민석·이동형·김용민·이언주·송영길) 같은 멸칭을 주고받으며 극단적인 대결 양상을 보이던 여권 내부 갈등이 새 국면을 맞이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청와대로 초청해 다음 달 1일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라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25일 전했다. 이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을 따로 만나는 건 취임 후 처음이다. 전당대회를 둘러싼 지지층 내부 갈등이 ‘친명 대 친문’ 전면전 양상으로 번진 상황에서 진영 단합을 시도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강 대변인은 “국정 현안 전반과 국제 정세와 관련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했다.

전현직 대통령의 회동 약속은 전날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가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석한 문 전 대통령을 만난 지 하루 만에 발표됐다. 정 전 대표는 미리 약속을 잡지 않은 채 도서전을 찾아가 ‘평산책방’ 부스에 온 문 전 대통령을 향해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한 뒤 10여 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도 ‘평산책방’ 부스를 방문했지만, 문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당권 경쟁이 노골적 계파 갈등으로 번지던 상황에서 지난 21일 이 대통령의 한찬식 민정수석 임명은 지지층 내분을 가속화하는 기폭제와 같았다. 한 수석이 검찰 출신인 데다 문재인 정부 시절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하며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한 전력이 논란을 야기한 것이다. 정 전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당원들은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이재명 정부가 이런 획책을 하다니 배신감이 엄청나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렇듯 내부 갈등이 커지던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을 초청한 걸 두고 여권에선 “당심 이반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왔다.

전당대회의 또 다른 갈등 뇌관이던 검사의 보완수사권 문제도 잠정 봉합됐다. 전당대회에 ‘친명 후보’로 출마 예정인 김민석 국무총리는 2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저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 왔다”며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를 앞두고 친청계(친정청래계) 등 당내 강경파가 정부와 각을 세우며 밀어붙이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요구를 김 총리가 직접 수용한 것이다. 김 총리는 “정부가 별도의 입법안을 제시하기보다는 국회의 논의와 결정을 존중하겠다”며 “구체적인 제도 설계와 입법은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와 숙의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 전 대표는 이날 전북 정읍 전북도당 당선인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이라도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하라”며 김 총리와 지속적인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는 “‘해야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런 건 찬성이 아닌 실질적 반대라고 생각한다”며 “10월 2일 공소청·중수청이 출범하려면 지금 바로 국회에서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페이스북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정부안 제출 안 해? 1년 동안 허송세월한 것은 아닌지. 시간끌기용 꼼수가 아니길 두 손 모아 기도한다”는 뼈 있는 말도 남겼다.

오현석·하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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