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증시 변동성 키우는 레버리지 ETF, 당장 보완해야
국내 증시가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광풍에 춤추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두 배로 추종하는 이 상품은 상장 한 달 만에 시가총액 15조원을 넘어섰고, 누적 거래대금도 179조원에 달했다. 관련 ETF 거래량은 전체 ETF 시장의 25%를 차지한다. 당초 정부는 서학개미를 국내 시장으로 되돌려 증시 부양과 환율 안정을 도모했지만 시장 불안만 키웠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드러누워 도입을 막았어야 했다”고 한 것도 이런 현실 인식의 반영이다.
‘삼전닉스 ETF’ 도입 이후 증시는 투기판 양상을 보인다. 증시의 큰손들뿐 아니라 포모(FOMO, 상승장 소외) 심리에 휩쓸린 청년층까지 레버리지 ETF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오르면 환호하지만, 그제처럼 폭락하면 통곡하는 양상의 반복이다. 한국은행조차 어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자산시장의 빚투 완화가 필요하다”고 경고등을 켤 만큼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도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있다”며 K증시의 변동성을 우려하고 나섰다. 특히 블룸버그는 “최근 나스닥 시장 불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와 관련된 매도세가 겹치면서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한국발 레버리지 ETF 불안 확대’를 우려했다. 최근 인공지능(AI) 거품론과 반도체 피크아웃 전망이 다시 고개를 드는 와중에 한국의 레버리지 ETF가 글로벌 증시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진단이다.
가장 큰 문제는 시장 왜곡이다. 개별 종목 ETF의 하루 평균 매매회전율은 120%를 웃돌아 현물 주식의 100배가 넘는다. 투자자들의 단기 매매가 늘어날수록 증시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변동성은 더욱 확대된다. 문제가 심각한 만큼 정부는 보완책을 서둘러야 한다. 레버리지 ETF 투자의 증거금 비율을 높이고 2시간에 불과한 사전 의무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투자자 자산 규모를 토대로 투자금도 제한할 만하다. 시장 과열 시 매매를 제한하는 장치와 기초자산 변동 폭 반영 비율 조정도 적극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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