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마지막 운명의 남아공전 관전포인트 5가지

박시인 2026. 6. 2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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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10시 남아공과 조별리그 최종전... 최소한 비겨야 32강 진출

[박시인 기자]

▲ 한국 대표팀 선수단 멕시코전을 앞두고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단 전원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조별리그 통과를 위한 마지막 관문이다. 과연 홍명보호가 아프리카의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을 넘고, 2회 연속 월드컵 토너먼트 진출을 달성할 수 있을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 오전 10시(아래 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남아공과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한국 축구의 운명이 달린 남아공전을 앞두고 관전 포인트 5가지를 살펴본다.
▲ 오현규 오현규가 체코전에서 역전골을 넣은 후 기뻐하는 모습
ⓒ 대한축구협회
[POINT 1] 경우의 수

한국은 지난 12일 체코와의 1차전서 2-1로 승리했지만 일주일 뒤 열린 멕시코를 상대로 0-1로 패하며 1승 1패(승점 3, 골득실 0), A조 2위를 기록 중이다. 멕시코는 2연승으로 조 1위를 확정지은 가운데 체코와 남아공은 각각 1무 1패로 3, 4위에 머물러있다.

한국의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은 매우 높다. 각 조 1, 2위는 토너먼트에 자력으로 진출하며, 3위를 차지하더라도 12개 조에서 가장 성적이 좋은 상위 8개팀이 와일드 카드로 토너먼트에 합류할 수 있다.

지난 러시아, 카타르 월드컵과 비교하면 이번 월드컵에서의 경우의 수는 매우 유리한 편에 속한다. 남아공전에서 최소한 비기기만해도 멕시코-체코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A조 2위를 확정짓는다.

단, 남아공에 패하면 경우의 수가 복잡해진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체코가 멕시코에 승리할 시 한국이 4위로 탈락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체코가 멕시코와 비기거나 패하면 한국은 남아공에 패하더라도 조 3위로 와일드 카드 진출을 노려야 한다.

무승부만으로 조 2위에 오를수 있는 상황이지만 한국의 수비수 이한범은 지난 23일 멕시코 산니콜라스의 에스타디오 우니베르시타리오 훈련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무조건 이긴다는 각오로 임하겠다"라며 "비겨도 된다는 안일한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우리 수비진들이 점점 단단해지고 있어 똑같이 준비하면 충분히 남아공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POINT 2] 아프리카 징크스

한국 축구는 전통적으로 아프리카에 약했다. 아프리카 특유의 유연성, 탄력, 피지컬에 약점을 보인 탓이다. 한국은 역대 월드컵에서 아프리카를 상대로 1승 1무 2패에 머물렀다. 2006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 토고에 2-1로 승리한게 유일하다. 당시 최약체로 평가받는 토고를 상대로 한국은 다소 졸전을 펼쳤지만 후반 들어 이천수, 안정환의 연속골에 힘입어 역전승을 일궈낸 바 있다.

이후에는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나이지리아와의 최종전에서 가까스로 2-2로 비기며, 원정 첫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2-4패),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2-3패)에 내리 무너지며 2연패를 기록 중이다.

홍명보 감독 역시 아프리카 팀에 통산 2승 4패로 힘을 쓰지 못했다. 1기 시절(2013~2014년) 말리에 승리했지만 튀니지-가나와의 최종 평가전에서 패한 데 이어 월드컵 본선에서 알제리 참사를 당했다.

2024년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2기에는 1승 1패를 기록했지만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지난해 11월 홈에서 열린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했으나 당시 가나는 주전급들이 대거 제외한 채 2진에 가까운 스쿼드로 한국을 찾았다. 지난 3월 유럽 원정길을 떠난 한국은 코트디부아르에 0-4 대패를 당하며 강도 높은 비판에 직면했다.

[POINT 3] 작은 키-모코에나 결장 악재

남아공은 실시간 피파 랭킹에서 61위로 A조 4개국 가운데 가장 순위가 낮다. 한국(23위)과는 큰 격차를 보인다. 한국은 지금까지 남아공과 한 차례도 상대한 경험이 없다. 남아공은 이번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에서 강호 나이지리아를 물리치고, 16년 만에 본선 진출에 성공했지만 이후에는 최악의 행보를 걸었다.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16강 탈락의 여파는 컸다. 파나마(1무 1패), 니카라과(1무)와의 평가전에서 승리하지 못한 채 월드컵 본선에 돌입한 남아공은 멕시코(0-2패), 체코(1-1무)를 맞아 1무 1패에 그치며 빈약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번리에서 활약한 공격수 라일 포스터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스타를 찾아보기 어렵다. 남아공의 스쿼드를 살펴보면 다수가 자국 리그리그 명문 클럽 올랜도 파이리츠, 마멜로리 션다운스 소속 출신으로 채워진게 특징이다. 클럽팀에서 호흡을 맞춘 선수들이 즐비한데다 휴고 브로스 감독 체제 아래 5년째 이어져온 조직력은 남아공의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빠른 측면 전환과 윙어들의 속도감 있는 침투를 활용하는 전술을 구사한다. 오스윈 아폴리스는 빠른 스피드와 측면 뒷 공간 침투에 능하다. 그런데 남아공은 상대팀이 내려앉을 시 매우 답답한 공격으로 일관하는 문제를 노출했다. 제 아무리 전술 수행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개개인의 체급이 낮다는 점에서 경쟁력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멕시코와의 개막전에서 5-3-2 포메이션으로 최악의 결과를 남긴 남아공은 두 번째 경기 체코전에서 공격진을 완전히 재편해 4-3-3으로 나섰다. 포스터를 벤치로 내리고, 아폴리스-이크람 라이너스-타펠로 마세코의 새로운 공격 라인업을 구성해 변칙 작전을 펼쳤지만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무엇보다 남아공은 유연하고, 민첩한 선수들이 즐비한 것에 반해 평균 신장 178.8cm로 아프리카 치고는 작은 편에 속한다. 체코전에 선발 출전한 포백 라인 가운데 센터백 이메 오콘(187cm)를 제외한 3명의 수비수가 전부 180cm를 넘지 않는다. 실제로 남아공은 월드컵 예선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높이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세트피스 수비에서 실점하는 장면을 노출했다.

이뿐만 아니라 브로스 감독의 전술적 키를 쥐고 있는 중앙 미드필더 테보호 모코에나가 경고 누적으로 한국전에 결장한다. 공격형 미드필더 템바 즈와네도 1차전 퇴장으로 인해 출전할 수 없다.

[POINT 4] 좌우 윙백 구성

홍 감독은 지난 조별리그 2경기에서 모두 3-4-2-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스리백 운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좌우 윙백의 활용 방안이다. 홍 감독은 체코와의 1차전에서 이태석과 설영우를 좌우에 포진시켰다. 두 선수는 안정감 있는 수비와 오버래핑으로 홍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러나 홍 감독은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윙백을 새롭게 구성했다. 설영우를 왼쪽으로 돌리고, 김문환을 오른쪽으로 선발 출전시켰다. 멕시코의 왼쪽 풀백 헤수스 가야르도, 왼쪽 윙어 훌리안 키뇨네스의 속도를 제어하기 위해 스피드가 좋은 김문환을 낙점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오른쪽 수비는 큰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은 것에 반해 왼쪽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오른발 잡이 설영우가 측면 공격 가담 빈도를 높였지만 왼발 크로스 타이밍에서 공을 잡아 놓으며 템포를 늦췄다.

결과적으로 공격보단 안정을 중요시한 홍 감독의 패착이었던 경기다. 후반 들어 흐름이 바뀌지 않자 공격적인 카드로 좌우에 엄지성, 양현준을 넣으며 반전에 성공했다. 엄지성은 과감한 일대일 돌파와 크로스로 공격의 물꼬를 틀었다. 문제는 이러한 전술 변화 타이밍이 늦었다는 데 있다.

그리고 설영우과 주발이 오른발로 같은 옌스 카스트로프에게 한 차례도 출전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옌스는 독일 분데스리가 묀헨글라트바흐에서 주전 윙백으로 활약하며 경쟁력을 입증한 선수다. 선택지는 다양하다. 홍 감독은 남아공전에서 다시 한 번 깊은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 손흥민 손흥민이 멕시코전에서 상대 선수를 등지고 드리블하는 모습
ⓒ 대한축구협회
[POINT 5] 손흥민 활용법

또, 한 가지 고민해볼 대목은 공격진 구성이다. 홍 감독은 1, 2차전에서 원톱에 손흥민을 놓고, 2선 좌우에 이재성과 이강인을 포진하는 형태의 밑그림을 그렸다.

체코전에서는 손흥민 대신 조커로 투입한 오현규 카드가 완벽하게 적중했다. 오현규는 후반 35분 황인범의 크로스를 결승골로 연결하며 귀중한 첫 승을 안겼다. 손흥민을 후반 22분에 과감하게 교체 아웃시킨 홍 감독의 용병술은 호평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멕시코전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심지어 손흥민을 후반 12분 만에 벤치로 불러들이는 악수를 뒀다. 체코전에서 적중한 손흥민의 조기 아웃이 오히려 독이된 셈이다.

손흥민은 강한 전방 압박을 시도하거나 쉴새 없이 수비 뒷 공간을 침투하며 멕시코의 수비진을 부담스럽게 했다. 비록 이날 슈팅을 시도하지 못했지만 멕시코가 쉽게 수비 라인을 올리지 못하도록 묶어둘 수 있는 효과를 가져다줬다. 이뿐만 아니라 위협적인 스피드와 슈팅력만으로 멕시코 수비진에게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손흥민의 자리를 대체한 오현규는 이러한 역할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뒤늦게 들어온 장신 공격수 조규성이 높이에서 우위를 점하며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었다.

반드시 선발 손흥민, 조커 오현규 공식이 아니더라도 두 선수의 공존은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다. 손흥민이 본 포지션인 왼쪽 윙포워드, 오현규가 중앙에 포진하는 형태로 교통정리가 가능하다.

과연 홍 감독이 남아공전에서는 공격 라인을 어떻게 구성할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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