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T’ 메시, 얼마나 더 하려고…조별리그부터 ‘월드컵 최다골’

박린 2026. 6. 24.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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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인 2006년부터 월드컵에서 메시가 선보인 18차례 골 세리머니. AFP=연합뉴스


GOAT(역사상 최고 선수)라는 호칭도 이제 부족해 보인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우승으로 펠레와 마라도나를 넘어 GOAT 반열에 오른 리오넬 메시(39·아르헨티나)가 또 다른 차원으로 올라섰다. 23일 메시는 북중미 월드컵 J조 2차전 오스트리아전에서 두 골을 몰아치며 월드컵 통산 18골을 기록했다.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16골)를 넘어 누구도 도달하지 못한 땅에 섰다. GOAT를 넘어선 역대 최고 선수 그 이상이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왼쪽)가 23일(한국시간) 미국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J조 2차전에서 오스트리아 수비수를 뿌리친 채 드리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공교롭게도 이날은 마라도나가 1986년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하프라인부터 수비수 5명을 제치고 세기의 골을 터뜨린 지 정확히 40주년 되는 날이었다.

2001년 4대 메이저 연속 우승인 타이거 슬램을 달성할 때 뉴욕타임스는 타이거 우즈를 두고 “신이 내려와 경기하는 것 같다”고 썼다. 지금 39세의 메시가 그렇다. 이번 대회 단 2경기에서 5골. 많이 뛰지 않으면서도 해야 할 것을 모두 해낸다. 세월이 흘러 스피드가 줄어도 그에게서 빼앗아 갈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웨인 루니는 “나이가 들어도 가져갈 수 없는 건 볼 컨트롤 능력이다. 메시는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다른 이들이 할 수 없는 묘기를 부린다”고 했다.

전반 38분 메시의 선제골 장면. [로이터=연합뉴스]

이날도 그랬다. 전반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3대회 연속 PK 실축이라는 굴욕이었다. 신도 실수한다. 신은 다만 그 실수를 스스로 만회한다. 전반 38분 왼발 논스톱슛, 후반 추가 시간엔 수비수 사이를 찢고 들어가는 슛으로 두 골을 책임졌다. 96년 월드컵 역사가 닿지 못한 경지를 그렇게 넘었다.

카타르에서 우승하고, GOAT 논쟁에 마침표를 찍었을 때 세상은 그의 커리어가 완성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메시는 여섯 번째 월드컵을 선택했다. 더 이상 증명할 게 없는 이 남자는 왜 여기 있는가. 그는 지금 그 질문에 스스로 답하고 있다. 기록을 쌓는 게 아니라 축구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는 어린아이처럼 여전히 순수하게 공을 찬다.

21세기 축구는 펠레와 마라도나 시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복잡하다. 숨막히는 압박 속에 움직일 시간과 공간은 극도로 제한된다. 로베르토 모레노 전 바르셀로나 코치는 “영화 매트릭스에서 총알이 느리게 날아가는 장면처럼, 메시의 머릿속에서는 모든 게 더 느리게 일어난다”고 했다. 2011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메시를 상대한 박지성은 “분명 공을 뺏었다고 확신했는데 이미 메시가 가져간 뒤였다. 시간과 공간을 박탈당하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런 거친 환경에서 메시는 2006년 18세 데뷔골 이후 20년간 세계 정점을 유지하고 있다. 월드컵 통산 18골 중 12골을 남들은 은퇴할 나이인 35세 이후에 몰아쳤다. 호날두가 평생 넣은 월드컵 골(8골)보다 많다. 호나우두(브라질)는 “난 그 나이 때 은퇴한 지 4년이 지났고 몸무게가 120㎏이었다”고 했다.

음바페(왼쪽)와 홀란(오른쪽)이 같은날 멀티골을 터트렸지만, 전 세계 헤드라인은 메시(가운데)가 장식했다. AP=연합뉴스

같은 날 킬리안 음바페와 엘링 홀란이 나란히 2골을 터뜨렸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홀란이니 음바페니 하지만, 그 누구도 메시와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펩 과르디올라는 “마라도나나 펠레에게는 결례일지도 모르겠지만 15~20년간 활약을 하는 메시를 보면 타이거 우즈나 마이클 조던이 떠오른다”고 했다. 이영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펠레냐, 마라도나냐, 메시냐 논쟁에서 메시가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고 했다.

메시와 동시대에 사는 건 선수들에겐 악몽이다. 메시와 동시대에 살며 그의 경기를 직접 목격하는 건 축구 팬들에겐 축복이다. 위르겐 클롭은 “우린 다시는 메시 같은 선수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10세 때 키가 127㎝에 불과해 매일 다리에 주사를 맞았던 소년은 이제 펠레와 마라도나의 재능과 서사, 꾸준함을 모두 갖춘 축구의 총체가 됐다. GOAT는 시대가 만드는 호칭이다. 메시가 쌓고 있는 기록은 시대가 끝나도 남는다.

몬테레이=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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