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성 지지층 표심 잡기 수단으로 전락한 보완수사권
당권 주자들, 보완수사권 폐지 공약
소수 환호보다 국민 편익 먼저 살펴야

6·3 지방선거가 끝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다시 검찰개혁 경쟁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특히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주자들이 앞다퉈 검찰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외치고 있다.
당대표 연임에 도전하는 정청래 대표는 “검찰 보완수사권은 티끌마저 없애야 한다. 검찰개혁의 마침표는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라고 했다. 이어 강성 지지층이 즐겨찾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회의 발언을 직접 올린 뒤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동의하시면… 1번!”이라고 적었다. 당권에 도전하는 김민석 국무총리 역시 “저는 오래 전부터 일관되게 보완수사권 폐지가 옳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했다. 정 대표가 보완수사권 의제를 내세워 당심 결집을 시도하자 김 총리 역시 폐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단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개혁은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 지도부의 모습은 형사사법 체계의 미래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강성 지지층을 향한 구애 경쟁에 더 가까워 보인다. 당 일각에서 “당 대표가 그런 얘기를 공식적으로 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취지의 주장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더욱 기이한 것은 최근 수원지법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위증 사건 판결까지 보완수사권 폐지의 명분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정 대표는 판결이 “납득하기 어렵다”며 검찰의 ‘짬짜미’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번 사건은 법원의 판단 영역이고, 특정 판결에 대한 불만과 검찰의 보완수사권은 별개 문제다. 재판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항소심에서 다투면 된다. 그런데 이를 곧바로 검찰개혁의 근거로 연결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보완수사권은 검찰의 특권이 아니라 경찰 수사의 오류를 바로잡고 피해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이미 우리 사회는 경찰 단계에서의 오판과 부실수사 사례를 수없이 경험해 왔다. 성범죄 사건이나 아동학대 사건, 경제범죄 사건 가운데 검찰의 재수사 요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진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구체적 대안 없이 ‘검찰은 믿을 수 없다’는 정치적 구호만 반복하고 있다.
지방선거는 민주당에도 분명한 경고를 보냈다. 집권여당이 더 겸손해지고 민생과 경제, 통합에 집중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선거 직후 민주당 내에선 당권 경쟁과 검찰개혁 강경론 밖에 보이지 않는다. 민심은 국민 전체를 바라보라는 것이었지, 일부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만 기대 정치를 하라는 게 아니었다. 집권여당이라면 당내 표 계산보다 국민 전체의 이익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 민주당이 민심보다 당심을 앞세우는 정치를 계속한다면 국민의 경고는 더 큰 실망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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