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2배 폭락장… ‘검은 화요일’에 손실 눈덩이

코스피가 사상 최고지수를 기록한 지 하루 만인 23일 10% 가까이 폭락했다. 미국·이란 전쟁 직후였던 지난 3월 4일 12%대 하락한 이후 가장 큰 폭의 급락이다. 코스피 시총은 7449조5927억원에서 6706조8354억원으로 줄었다. 하루 만에 742조7573억원이 증발했다. ‘검은 화요일’에 직격타를 맞은 이들은 삼성전자·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한 개인들이다. 이들의 손실은 하루 만에 하한가 수준으로 불어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10.71포인트(9.99%) 내려간 8203.84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4조2047억원, 기관은 4조4760억원 규모로 팔아치웠다. 개인이 8조5910억원 순매수했지만 급락을 막을 만한 힘은 보여주지 못했다. 외국인 대거 매도 영향 등으로 이날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는 전날보다 2.1원 오른 1539.1원으로 마감했다.
급등도 반도체가 주도했듯이 급락도 반도체 영향이 컸다. 전날 5%대 급등하며 처음으로 시총 1위에 오른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12.47% 빠진 255만5000원으로 내려왔다. 삼성전자는 12.31% 하락한 31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시총 100위 가운데 하락 종목은 95개에 이른다.
이날의 급락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경계감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삼전닉스의 경우 최근 시총 대결을 하며 주가 급등에 따른 부담이 더 커진 상황”이라며 “마이크론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때를 대비해 위험 관리 차원의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폭락의 충격은 레버리지 투자자에게 더 크게 다가갔다. 전날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사들인 투자자들은 하루 만에 25% 안팎의 투자 손실을 보게 됐다. 상승에는 2배 수익, 하락에는 2배 손실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에는 지난달 27일 출시 후 10조 안팎의 투자금이 몰렸다.
시장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의 삼성전자 시총 역전이 ‘고점 신호’였다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순이익 규모 추정치가 SK하이닉스보다 높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전에도 SK하이닉스 시총이 삼성전자 대비 93%까지 상승하고 하락하는 과정에서 코스피 단기 조정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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