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잠깐 쓴다더니…우리집 못 들어가” 올공 봉쇄, 체육계 비상

손성배, 임성빈 2026. 6. 23.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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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잠실올림픽공원 무단점거 시위 18일째인 22일, 핸드볼경기장 1-3 출입구 앞에 시위대가 모여있다. 손성배 기자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봉쇄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체육단체의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경기장 입주 체육단체 9곳에 사단법인 3곳 등 총 12개 단체가 출입 방해 피해를 겪고 있으며, 산정 가능한 경제적 피해만 100억원 규모다. 선수 경기력 손실로 인한 피해는 산정조차 불가능한 수준이다.

22일 중앙일보와 만난 김재범 대한체육회 경기력향상위원장은 “문 하나만 열어달라”며 “잠깐 쓰고 돌려준다고 해서 빌려줬더니 왜 우리 집(체육단체 사무실)에 못 들어가게 하느냐”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종목 대표 선수와 지도자, 직원, 실업팀 구성원들만 9개 단체 2000여명에 유망주들과 가족, 직간접 영향권의 동호인, 생활체육 인구까지 더하면 최소 20만명이 체육행정 마비로 인한 피해를 감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재범 대한체육회 경기력향상위원장(전 유도 국가대표, 한국마사회 유도팀 감독)이 서울 잠실올림픽공원 무단점거 시위 18일째인 22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회관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손성배 기자


김 위원장은 2012년 런던 올림픽 유도 남자 -81㎏급 금메달리스트로 최연소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입지전적인 체육인이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취임 후엔 국가대표 선수 훈련, 경기력 향상, 행정 지원 등 체육 종목 국가대표 관련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집회와 표현의 자유는 존중받아야 한다”면서도 “체육인들의 업무가 사실상 중단되고 체육행정이 마비되는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이를 방치해서도 안 된다. 대화와 협의를 통해 조속히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오는 9월 열리는 아시안게임을 준비해야 하는 종목의 경우 출전 준비, 행정 처리를 전혀 하지 못하게 되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며 “체육인들에게 하루빨리 일터를 되찾아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서울 잠실올림픽공원 무단점거 시위 18일째인 22일, 서울경찰청 2기동단 소속 김모 경정의 아내가 서울 모 경찰서에 추가 고소장을 내고 있다. 손성배 기자


지난 5일 시위대에 ‘테무 경찰’ ‘하청 경찰’ ‘중국 공안’ 등 가짜 경찰로 몰려 곤경을 겪은 서울경찰청 2기동단 소속 김모 경정의 아내 김모씨도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아내 김씨는 모욕,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남편을 공격한 피의자 3명(1명 특정, 2명 신원불상)을 고소한 데 이어, 이날 경찰에 추가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날 오후 아내 김씨가 고소한 피의자들은 스레드(threads)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김 경정과 아내에게 2차 가해를 가한 계정 소유자 등 3명이다.

김씨는 “대만에서도 중국 공안이 한국 경찰 행세를 했다는 헛소문이 퍼지면서 외신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며 “스레드에서 찾아 지운 영상만 200개가 넘는다”고 했다. 이어 “혐오를 배설하고 음모론을 만들어 퍼뜨리는 사람들은 일제강점기 문화통치 시절 한민족을 분열시킨 친일파와 다를 바 없다”며 “반드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우겠다”고 했다.

서울 잠실올림픽공원 무단점거 시위 18일째인 22일, 핸드볼경기장 2-1 출입구 앞에 2030세대로 보이는 사람들이 몇몇 모여 앉아있다. 이곳은 대한체육회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이 지난 16일 진입을 시도했던 출입구다. 손성배 기자


이날 시위 현장엔 노숙하는 청년들 외엔 2030세대가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지난 주말 비 소식에 파렛트(받침대)가 현장에 대량 지원된 일에 대해선 “천막도 불법인데, 파렛트를 보내서 깔면 불법 적치물 추가 아니냐”는 시위 참가자들의 자성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게다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추종하는 극우 기독교인들과 음모론을 설파하는 부정선거론자들이 시위 현장을 잠식하면서 평범한 시민들의 발길은 뜸해지고 있다.

경찰은 송파 개표소 관련 강요 및 업무방해 등 5건, 명예훼손 및 모욕 등 6건, 공무집행방해 2건, 폭행 23건 등 총 36건을 수사하고 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명백한 불법 행위는 신속히 수사해서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잠실올림픽공원 무단점거 시위 18일째인 22일, 올림픽공원 입구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판매하고 있다. 손성배 기자

손성배·임성빈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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