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19년 이끈 그린스펀 전 의장 별세
레이건부터 아들 부시때까지 재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이 22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100세.
NBC뉴스는 부인이자 NBC뉴스 워싱턴 수석특파원인 안드레아 미첼이 “그린스펀이 파킨슨병으로 자택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고 이날 보도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지명으로 1987년 8월 연준 의장에 취임한 고인은 조지 H W 부시,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 의해 잇따라 재임명되며 2006년 1월까지 약 18년 반 동안 연준을 이끌었다.
특히 그는 취임 두 달 만인 1987년 10월 주식시장이 폭락한 이른바 ‘블랙 먼데이’ 사태를 맞았지만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시장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1990~91년 경기침체, 2000년 닷컴버블 붕괴, 2001년 9·11 테러 이후의 경제 충격 등 잇단 위기 국면마다 연준을 이끌며 미국 경제의 안정을 뒷받침했다. 1991년 3월부터 2001년 3월까지 이어진 미국의 장기 호황도 고인의 대표적인 업적이다. 그는 생산성 향상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해 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고, 그 결과 미국 경제는 낮은 인플레이션 속에서 고성장과 낮은 실업률을 동시에 달성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인이 2000년대 초반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장기간 유지한 것이 이후 주택시장 과열과 글로벌 금융위기의 배경이 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퇴임 후 컨설팅 회사인 그린스펀 어소시에이츠를 통해 경제 자문 활동을 이어온 고인은 2006년 퇴임 당시에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중앙은행장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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