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안가 회동서 尹 탄핵·내란수사 대응 논의” 첫 판단

고성표 2026. 6. 22.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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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사진 왼쪽)과 이완규 전 법제처장(사진 오른쪽)이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각각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주요 국무위원과 대통령실 참모들이 모인 이른바 ‘안가 회동’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저지하고 내란 혐의 수사에 대응하기 위한 논의 자리였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그간 참석자들은 이 모임이 단순한 사적 친목 도모였다고 주장해왔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22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징역 25년의 중형을 선고하면서, 안가회동의 구체적인 경위와 성격을 판결문에 명시했다.

해당 모임에는 박 전 장관을 비롯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 등이 참석했다.

재판부는 이상민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한 직후 안가 모임을 제안한 점과 현장에서 내란죄 관련 법률 검토가 긴밀히 이뤄진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과 김 전 수석에게 수사 대응 방안 마련을 지시했고, 이에 따라 소집된 자리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법원은 당·정·대 회의 직후 열린 이 안가 모임에서 비상계엄의 정당성과 불가피성을 옹호하는 논리가 구축됐다고 보았다.

박 전 장관과 이 전 장관은 부처 직원들에게 지시해 작성한 계엄 정당화 문건을 지참해 참석했고 김 전 수석과 한정화 당시 법률비서관이 실무 논리 구성을 주도했다.

재판부는 이때 정립된 논리가 윤 전 대통령에게 보고돼 같은 달 12일 대국민 담화문에 그대로 반영됐고, 법무부 문건의 목차는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단에게까지 전달됐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안가 모임에서 내란의 책임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가하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차단하는 방안이 논의된 구체적 정황도 제시했다.

김 전 수석이 안가 회동 직후와 이튿날 법무법인 대륙아주 관계자와 잇따라 통화한 뒤, 사흘 만인 12월 8일 김 전 장관이 실제로 대륙아주를 변호인으로 선임한 사실이 확인됐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김 전 수석이 김 전 장관과 검찰 출석 시기 및 변호인 선임 문제를 상의했다고 판단했다.

한편, 재판부는 안가 회동과 관련해 국회에서 허위 증언을 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완규 전 법제처장에 대해서는 내란특검의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소를 기각했다.

다만 재판부는 공소기각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적법한 수사기관이 수사를 재개해 다시 기소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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