꼿꼿하던 박성재, '징역 25년' 선고 뒤 떨리는 목소리로 한 말 [12.3 내란 형사재판]
[김화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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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 ⓒ 유성호 |
박성재(전 법무부 장관): "한 번도 출석을 거부하거나 도주하려고 노력한 바 없습니다."
이진관(재판장): "재판부는 증거인멸 우려로 법정 구속하겠습니다."
1시간 내내 이어진 선고에서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던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은 12.3 내란에 가담한 죄로 징역 25년을 선고받고 구속 기로에 놓이자 몸을 잠시 움츠렸다. 이후 힘겹게 일어선 박 전 장관은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박 전 장관의 변호인 또한 "선고 내용을 잘 들었다"면서도 "다툼의 여지가 남아있음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으나, 이진관 재판장은 단호히 법정구속을 결정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해 10월과 11월 박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잇달아 기각했다. 그럼에도 이 재판장은 내란 발생 566일이 지난 이날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박 전 장관을 이례적으로 법정구속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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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10월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에서 이진관 부장판사가 발언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이 재판장은 "이번 12.3 내란은 국민이 선출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그 추종세력에 의한 것으로 성격상 '위로부터의 내란'에 해당한다"며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 윤석열과 그 추종세력에 의한 이번 내란은 친위쿠데타라고도 불리며 민주주의를 뿌리째 흔든다"고 말했다.
이어 "위로부터의 내란은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변화와 대한민국이 지난 50년간 이뤄낸 민주주의 발전에 (비춰) 봤을 때 12.3 내란에 가담한 자의 형을 정함에 있어 과거 기준(아래로부터의 내란에 해당함)을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고 밝혔다. 즉 '아래로부터의 내란' 사건(전두환·노태우 등 신군부가 일으킨 12.12' 군사 반란)에 관한 대법원 판결을 기준으로 형을 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재판장은 "12.3 내란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고, 몇 시간 만에 종결된 건 맨몸으로 국회를 지킨 국민에 의한 것"이라며 "일부 국회의원과 위헌·위법적 명령을 거부한 일부 군인·경찰관 공무원들의 행동 때문이므로 이 또한 내란 가담자의 형을 정할 때 고려할 바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더해 "이번 12.3 내란은 즉흥적으로 결정된 것이 아니고 적어도 2023년부터 진행됐다"며 "윤석열은 자신의 추종세력에게 비상계엄으로 군을 동원해 국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정치적 반대세력을 제압하고자 하는 의사를 수시로 밝힌 바, 정치적 목적을 무력으로 달성하고자 한 것으로서 내란 가담자를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상원 수첩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메모, 계엄 실무 준비 내용이 포함된 을지훈련 연습 등을 근거로 들기도 했다.
내란에 직권남용까지 인정...김건희 수사 무마는 '공소기각'
이 재판장은 "박성재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헌법을 수호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외면하고 오히려 가담했다"며 "박성재가 특히 (12.3내란 당시) 수행한 임무들은 윤석열의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압하여 국회 비상계엄 해지 여부를 저지한다는 내란의 핵심적 전제조건을 달성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먼저 이 재판장은 박 전 장관이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① 법무부 검찰국·교정본부·출입국본부에 검사 파견을 검토하고 ② 구치소 수용 여력을 파악한 행위가 내란중요임무종사라고 인정했다.
이 재판장은 "이 법원이 지금까지 조사한 사정에 비춰보면 박성재에게 국헌문란 목적의 위법성 인식이 있었다"며 "박성재는 비상계엄 선포 대응 목적 중 하나로 '명태균 사건' 무마와 국회 무력화로 인식했는데, 이는 윤석열-박성재에게 있던 일을 시간적 순서로 검토하거나 3일 밤 23시 55분경 법무부 간부회의에서 류혁(전 법무부 감찰관)이 포고령의 위헌·위법성에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점 등에 의하여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박성재는 내란이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헌법과 법률을 준수해야 할 의무와 책임을 끝내 외면하고 오히려 내란에 가담했다"며 "박성재는 12.3 내란에 실패로 돌아간 뒤 진실을 밝히고 합당한 책임을 지기는커녕 내란 대응 방안을 논의하려고 직권을 남용했다"고 질타했다.
이 재판장은 12.3 내란 다음날 박 전 장관이 ③ 장관 직권을 남용해 법무부 검찰과 공무원들에게 국회 입법 활동을 비판하고 ④ 비상계엄에 정당성을 부여할 논리를 만들고 문건을 작성시킨 것 등 또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라고 판단했다.
다만, 이 재판장은 일명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무마(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해선 "(김건희씨로부터) 부정청탁을 받은 건 내란·외환죄의 법적 성격과 전혀 다르므로 특검법상 수사대상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소기각을 결정했다.
이 재판장은 주문을 낭독하기 전 박 전 장관이 12.3 내란 직후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보여준 태도 등을 언급한 뒤 "박성재는 피고인 신문 과정에서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으나, 박성재가 보여준 태도에 비춰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약 30년간 검사로 재직한 것도 범행에 비추어 유리한 정상으로 삼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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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 비상계엄 해제 직후 안가 회동과 관련해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를 받는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 ⓒ 유성호 |
이 재판장은 "이완규의 공소사실은 특검법 수사대상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헌법상 적법절차와 원리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특검 수사대상과 (이 전 처장의 행위가) 합리적 관련성이 있는지 봐야 하는데 안가모임 자체가 일련의 내란 및 외환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성재·이완규 1심 선고 직후 장우성 특검보는 기자들과 만나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를 막고 헌정질서를 수호해야 할 법무부 장관 책무에 관한 판결이었다"며 "법무부 장관이 인권과 헌정질서 수호의 최후 보루임을 확인시켜준 판결이었다"고 말했다.
장 특검보는 재판부가 1심 선고에서 두 혐의에 대해 공소기각을 결정한 데 대해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 수사대상인지 여부를 판단해 인계할지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소기각 부분에 대해서는 종합특검에 인계가 가능하다면 항소를 안 할 생각"이라며 "이번 사건에 대한 항소 가능성은 좀 낮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 ▲ 장우성 특검보 "박성재 구속, 헌정질서 수호 책임 확인한 판결"ⓒ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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