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도 ‘이스라엘 홀대’에 등 돌려…종전 비판론 내몰린 트럼프

이승호 2026. 6. 2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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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메릴랜드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뒤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원에서 내려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전쟁은 멈췄지만, 우군이 등을 돌렸다. 이란과 종전 양해각서(MOU)를 맺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집토끼(전통 지지층)인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이 MOU 체결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 목소리를 높이는 건 마가 내 전통적 공화당 매파다. 이들은 지난 2월 28일 전쟁이 시작된 후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 등 고립주의 성향 마가 인사가 “트럼프가 ‘새로운 전쟁은 없다’는 공약을 어겼다”고 비판하는데도 전쟁을 지지했다. 무력을 통해서라도 이란 신정 정권을 무너뜨려 핵 위협을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4개월 가까이 이어진 전쟁이 MOU 체결로 마무리 수순을 밟자 “왜 이란에 많은 걸 퍼주며 전쟁을 끝내느냐”며 강하게 비판 중이다. 로저 위커 미 연방 상원 군사위원장은“MOU로 군사 작전의 성과가 묻힐까 우려된다”며 “이란 재건을 위해 조성될 3000억 달러(약 450조원)가 미국인의 세금으로 충당되는 게 아니라 하더라도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가 2015년 핵합의 때 건네주려던 돈을 소액으로 보이게끔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들은 특히 MOU 체결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함께 벌인 이스라엘을 소홀히 대하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은 전쟁을 환영했던 이들 중 일부로부터 점점 더 거센 비판에 직면해 있다”며 “특히 두 사람이 MOU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면서 이러한 비판이 심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MOU에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군사작전을 중단한다는 내용이 들어간 것에도 불만이 크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위협을 없애기 위해 군사 작전을 이어가야 한다는 이스라엘의 입장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WP는 “마가는 해당 조항으로 인해 미국이 레바논 공격 문제에 있어 이스라엘보다 이란 편을 들어야 하는 입장에 놓이게 됐다고 본다”고 전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실제로 폭스뉴스 진행자인 브라이언 킬미드는 미국이 MOU 체결 직전 이스라엘 측에 합의 내용을 알려주지 않은 점을 들어“이스라엘이 종전 계획에 동참하길 원한다면 내용을 알려줘야 했다”며 “그들은 협상에 참여조차 하지 않고 종전에 끌려들여 갔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에 대해서도 “이란이 헤즈볼라에게 그만하라고 말해야 한다”며 “(헤즈볼라가 그만두면) 이스라엘도 그만둘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인 10명 중 2명만 “종전 MOU 미국에 유리”


미국에서 이번 합의를 바라보는 시선도 악화 중이다. 이날 CBS 방송이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과 이란의 MOU가 이란에 더 유리하다는 응답은 37%였다. 미국에 더 유리하다고 답한 비율은 22%에 그쳤다.

특히 응답자의 69%는 이번 합의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영구적으로 중단하지 못 할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이 이란의 역내 위협을 차단하지 못 할 것이라는 답도 68%나 됐다. 이번 충돌이 투입한 비용에 비해 가치가 없었다고 답한 것도 69%에 달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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