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트럼프 뒤에 있던 밴스의 변신…종전 마케팅으로 ‘대권 본색’

전민구 2026. 6. 20. 06: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 출연한 JD 밴스 미국 부통령(왼쪽). A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과정에서 존재감을 키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차기 대권 행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직으로서는 이례적으로 10년 만에 새 회고록을 들고나오면서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종전 MOU 체결이 마무리된 이후 밴스 부통령의 행보는 분주해졌다. 체결 다음 날인 15일부터 CNN, ABC, 폭스뉴스 등 주요 매체에 잇달아 출연해 MOU 성과를 홍보하고 협상 과정과 합의 내용을 둘러싼 비판 여론을 진화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 5월 25일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린 제158회 현충일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밴스 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미 정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닌 ‘2인자’ 밴스 부통령이 전면에 나선 것을 두고 공화당 내 차기 대권 주자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언론 노출을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 뒤에서 상대적으로 신중하고 절제된 행보를 보여온 밴스였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물론 밴스 부통령은 대이란 협상팀의 수석대표였고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 중이라는 점에서 그가 합의 내용을 둘러싼 여론 관리에 앞장서는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행보가 밴스 부통령의 두 번째 회고록인 『성찬식』(Communion) 출간일(16일)과 맞물리면서 정치적 함의에 관심이 쏠렸다. 밴스 또한 매체 출연 과정에서 외교 성과와 더불어 회고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14일 CBS 인터뷰에서 회고록 출간 소식을 전하며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후 2028년 대선 출마 여부를 아내와 논의하겠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제 결정을 적극 지지해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의 두 번째 회고록 성찬식(Communion) 표지. AP=연합뉴스


현재 밴스 부통령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함께 공화당 내 차기 대권 주자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회고록 출간은 밴스의 2028년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한 관측을 더욱 키울 것”이라며 “대권 주자들이 출마에 앞서 책을 출간하는 것은 미국 정치권에서 흔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정치인들에게 책 출간은 새로운 유권자층에 자신을 알리는 동시에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앞서 정치적 메시지와 비전을 구체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이번 회고록은 밴스 부통령의 종교적 여정을 주로 다루고 있지만 출산율 감소 문제, 보수 청년활동가 고(故) 찰리 커크 등 사회·정치적 이슈 또한 폭넓게 담아냈다.

밴스 부통령에게 회고록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는 2016년 출간한 첫 회고록『힐빌리의 노래』(원제 ‘힐빌리 엘레지’)로 전국적 명성을 얻었다. ‘힐빌리’는 미 북동부에서 남쪽으로 뻗은 애팔래치아 산맥에 사는 가난한 백인 노동자를 가리키는 표현으로, 밴스는 이들의 박탈감과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책에 담아 큰 반향을 일으켰다.

회고록 출간을 계기로 인지도를 높인 밴스는 2022년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고 2024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돼 지난해 40세의 나이로 부통령직에 올랐다.

이 때문에 이번 회고록 역시 밴스 부통령의 정치적 도약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밴스의 두 번째 회고록을 두고 “야심 찬 정치인들의 책을 읽어본 독자라면 이 책의 저자가 2028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