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정조사 통해 진상 밝히고 개혁안 내놔야
방만 운영도 따져봐야
국민이 준 기회 살리길

여야가 그제 국회 본회의에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국정조사 계획서를 의결하면서 국정조사 특위가 즉각 활동에 돌입했다. 국조특위는 45일간의 조사를 통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 발생 경위와 부실 대응 등에 대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제대로 된 선거제도 개혁 방안도 제시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조특위에 앞서 진행됐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진상규명위원회 조사에서는 사태 발생 당시 상급위원회에 대한 보고체계가 작동되지 않았고, 상급위원회의 지휘권 역시 전혀 발동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진상규명위는 어제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을 비롯한 수뇌부 12명을 수사 의뢰 권고하고, 실무자 6명은 징계를 권고했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투표관리 부실 실태와 도덕적 해이가 드러나고 있어 국민들은 여전히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며 “여야 간 의견 일치가 된다면 원포인트 개헌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선관위 개혁에 대해 대통령이 개헌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이다.
국조특위가 조사에서 최우선적으로 밝혀야 할 대목은 참정권 침해 실태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발생 경위와 투표 마감 시각 연장·투표함 반출 지연 경위 등을 규명해야 한다. 투표용지 인쇄 수량 산정 기준과 사태 발생 후 지휘·보고 체계도 밝혀야 할 대목이다. 기강 해이 및 방만 운영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과거 논란이 됐던 채용 비리 외에도 외유성 출장, 선거 시기만 되면 늘어나는 휴직, 각종 수의계약 등 최소한의 직업윤리조차 지켜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선관위의 책임성·투명성을 높이고 업무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감사 장치 도입과 선거관리 인력 및 예산 운용과 관련한 개혁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이번 국조특위는 편파성 시비를 남기지 않기 위해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고, 여야 동수로 위원을 구성했다. 국조에 참여하는 위원들은 이 의미를 되새기며 조사에 임해야 할 것이다. 피감기관을 향해 호통만 치는 조사가 되어선 곤란하다. 무엇보다 조사 과정에서 정쟁을 벌이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부실선거’ 논란을 둘러싸고 자칫 정치적 공방이라도 벌이게 되면 국민이 부여한 선관위 개혁의 기회를 여야 간 정쟁으로 허비하는 꼴이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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