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임자라고 기사 써줘"... 당권만큼 치열한 '민주당 선관위' 쟁탈전, 왜?

복건우 2026. 6. 1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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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된 당권 경쟁 유탄 맞을라... 계파 갈등 피해 '중립 지대' 가려는 민주당 의원들

[복건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총리가 18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G7 정상회의와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과 인사를 나눈 뒤 의전 차량 이동을 기다리고 있다. 2026.6.18
ⓒ 연합뉴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에서 과열로 치닫는 당권 경쟁을 우려하며 당내 갈등을 피하고 싶어 하는 의원들이 생겨나고 있다. 차기 권력 투쟁 양상과 맞물려 '누구 편이냐'를 묻는 계파 갈등마저 극심하다 보니, 이들의 싸움에 휘말리기보단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같은 당내 중립 기구에 들어가 조심스럽게 사태를 관망하고자 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차기 전당대회 준비를 위해 오는 24일 최고위원회의와 26일 당무위원회를 거쳐 전국당원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와 중앙당 선관위를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선관위는 위원장 1인과 부위원장 3인을 포함해 15인 이내 위원으로 구성한다. 후보자 등록, 투·개표 관리, 선거부정 적발·제재 등 업무를 맡는다.

선관위엔 중립의무가 요구된다. 민주당 당규는 '선관위원장, 선관위원, 중앙당 및 시·도당 사무직 당직자, 기타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는 경선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 기타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라고 정하고 있다. 선관위원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에 포함돼 있고 중립의무를 위반할 경우 '위원 해촉 및 당직 자격정지 이상 중징계'에 처해진다.

이는 한편으론 선관위원이 되면 당권 경쟁에 개입하거나 참전하지 않고 한 발 떨어져 상황을 지켜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재 당내엔 차기 당권 도전이 유력한 정청래 당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로 대표되는 계파 간 충돌로 양쪽 지지자들로부터 모두 문자 폭탄을 받느니, 차라리 선관위원이 되길 희망할 정도로 극심한 분열상에 우려를 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과거 민주당 전당대회 때 중앙당 선관위에 속해 있던 한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지금 (당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경쟁 구도가 지나치게 과열돼 걱정"이라며 "선관위는 (당내 갈등을) 피하는 좋은 방법이다. 당규에 따라 중립을 지키게 돼 있어서 대놓고 어느 편을 들어선 안 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를 선관위에 넣어달라고) 얘기해 봐야겠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중진 의원도 "나는 선관위로 가야겠다"라며 "내가 선관위원장에 적합하다고 기사를 좀 써 달라"라고 했다. 마찬가지로 이번 전당대회 때 선관위에 속해 당내 이전투구를 피하고 싶단 취지였다. 이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다음 대통령은 나인가?' 하는 '난가병'에 걸렸다며 "대통령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느냐"라고 과열된 권력 투쟁 양상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6·3 지방선거 전부터 차기 전당대회 때 벌어질 계파 다툼을 일찍이 걱정했다. 지난 5월 사석에서 만난 이 의원은 "전북(지사)도 그렇고 이번 선거 과정에서 문제들이 많아 전당대회가 시끄러울 걸로 예상한다"라며 "전당대회 때 나는 선관위원을 시켜달라고 했다. 시켜만 주면 다 하겠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당내 자중 요구 목소리도 "당권 주자들 욕심 때문에 견제"
 G7 정상회의와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환영나온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2026.6.18
ⓒ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이후 정청래 대표를 향한 선거 결과 책임론과 당대표 퇴진론에 이어 불출마 요구까지 이어지면서 차기 당권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본격화되자 당내에선 확전을 자제하고 발언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며 자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면서 당의 중심을 잡아줄 어른이 보이지 않는다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함께 들려오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 때 최고위원에 출마할 예정인 한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의원들과 각 진영의 의원들이 너무 선명성 경쟁에 몰입하고 있는 게 안타깝다"라며 "지금 통합의 가치를 세우는 지도부 메시지가 없다. 최고위원에 출마해 당의 중심을 잡아야겠다"라고 밝혔다.

최고위원 출마를 고심 중인 다른 의원은 "다 누구 편이냐고 묻는다. 이 아사리판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라며 "이번 판에 나가면 개싸움을 해야 한다고 저를 걱정하는 분들도 있다"라고 전했다. 이 의원은 "정 대표는 연임하겠다고 하고, 그러다 보니 이재명 대통령은 (김민석 총리라는) 자기 사람을 내는 건데 완전히 대리전이다 보니 (김 총리가) 이겨도 문제고 지면 더 큰 문제"라고 당 상황을 진단했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도 최근 당내 갈등을 두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다 얘기하면 안 되지, 참을 건 참아야지, 야당도 아니고 여당인데 자꾸 싸우는 모습을 보이면 당에 무슨 득이 되느냐"라며 "우리도 어른이 (필요한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 의원은 "(당권 주자들이) 욕심이 없어야 한다. 욕심이 눈에 띄게 보이니까 자꾸 견제들을 한다"라고 지적했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우원식 전 국회의장도 현재 당내 분열상에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전 의장 측 관계자는 "(우 전 의장이) 지금 전당대회를 둘러싸고 벌어진 상황에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라며 "당이 심각한 상황으로 가고 있어서 본인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여야 할지 고민하고 계신다"라고 전했다.

정 대표는 다음 주 중 연임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 총리와 송영길 의원이 연합 전선을 구축해 정 대표와 차기 당권 경쟁을 벌일지도 관심사다. 정 대표와 김 총리는 이날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 귀국 행사에 나란히 참석했다. 앞서 출국 환송 행사 땐 김 총리는 참석했으나 정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한편 민주당 중앙위원회는 오는 8월 17일 전당대회를 위한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후보자 등록 신청 개시일 50일 전까지 전준위를 설치하고, 30일 전까지 지도부 선출 방식과 절차 등을 확정해야 한다는 당헌을 이번 전당대회에 한해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민주당은 오는 7월 16~17일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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