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만찬서 트럼프 옆에 앉은 李…콘서트 관람 후 “my wife” 직접소개

오현석 2026. 6. 17.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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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6~17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한반도 ‘피스 메이커(peace maker)’ 역할을 거듭 요청했다.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마무리 지은 트럼프 대통령도 깊은 관심을 보이며 “한반도 문제 진전을 위해 필요한 노력은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16일 저녁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 주최 만찬에서 옆자리에 앉아 한·미 동맹, 중동 정세, 한반도 문제 등을 주제로 2시간가량 대화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우선 “미국·이란 종전 협상이 타결된 것을 환영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생일날 합의가 이뤄진 데 대해 축하 인사를 건넸다. 중동 지역 평화 정착의 공(功)을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에 돌리기도 했다. 양 정상은 호르무즈해협 내 자유롭고 안전한 항행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같이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행사장에서 열린 초청국 환영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이 대통령은 “중동 지역에 이어 한반도에서도 지속 가능한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과 관여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역사 등에 관심을 보인 뒤 “한반도 문제 진전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고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여 방안에 대해 고민하겠다”고도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 중 이 대통령에 대해 ‘강한 지도자(strong leadership)’라고 평가하는 등 함께 한반도 지역 평화·안보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두 정상은 이어 한·미 조선업 협력 등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오 차장은 “양 정상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강한 지도자’로 평가하는 등 양 정상이 함께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보에 기여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식 만찬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전민규 기자

앞서 이날 오전 초청국 정상 단체사진 촬영 때는 두 정상이 30초가량 마주 보고 대화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남북관계의 근황을 물었고,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을 해결한 것처럼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주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15일 바티칸 방문 때 레오 14세 교황과의 단독 면담에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관심을 요청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한반도 문제에 대한 관심을 당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북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두 정상이 조우한 건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이후 8개월 만이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 측이 마련한 콘서트 관람 직후엔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가가 “my wife(제 아내입니다)”라며 김혜경 여사를 소개하고, 확대회의 2세션엔 나란히 회의장에 입장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 부쩍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별도 한·미 정상회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확대회담 제1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이 대통령은 17일 G7 정상회의 업무오찬을 끝으로 9박10일 동안의 유럽 순방을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안전, 신속, 효율적인 인공지능(AI) 도입 보장’이란 주제로 열린 업무오찬에서 “AI 혁신 촉진을 위해서는 민간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한국 정부의 AI 정책을 소개했다. 이어 “AI는 소수를 위한 특권이 되어서는 안 되며, 모두를 위한 포용적 성장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모두를 위한 AI’ 비전도 설명했다.

지난해 캐나다 G7 정상회의에서 한국의 ‘국제사회 복귀’를 선언했던 이 대통령은 이번 G7에선 한국의 이해관계가 걸린 핵심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 복원’을 주제로 열린 2세션에선 “최근 중동 위기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에너지 공급망이 크게 취약하다는 점이 확인되었다”며 중장기 대응 방안을 주요국 정상과 논의했다.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 G7 회담장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양자회담에서 대화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양자 대화도 활발히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독일·캐나다·케냐 등과의 릴레이 양자 회담에서 방산·인프라 등 ‘글로벌 세일즈 외교’에 집중했다. 이 대통령은 16일 오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양자 회담을 갖고 방산 분야를 포함한 양국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의 우선 협상 대상자 선정이 임박한 상황에서 막판 수주 경쟁 지원에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캐나다와 대한민국은 6·25 전쟁 당시부터 아주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며 “글로벌 질서가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방산 강국인 한국이 신뢰에 기반해 캐나다의 안보 역량 강화에 적극 기여해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카니 총리는 “한국과의 협력 관계 형성을 중시하고 있다”며 “관련 사항을 지속 협의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캐나다 잠수함 사업 경쟁국인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와의 회담에선 방산 산업에서 파트너십을 구축하자는 파격 제안도 건넸다. 이 대통령은 “방산 분야에서 양국이 경쟁 관계를 넘어 공동 연구개발, 공동 생산, 제3국 공동 진출 등 다양한 협력 모델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메르츠 총리는 “EU뿐 아니라, 한국 등 파트너국들과의 협력도 확대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확대세션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이 대통령은 17일 2세션 회의에 앞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와는 1~2분 동안 서서 대화를 나누는 등 다른 주요국 정상들과 만남을 이어갔다. 특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는 비어있는 옆자리에 앉아 무릎을 마주 댄 채 20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18일 귀국할 예정인 가운데, 강유정 대변인은 “귀국 환영 행사에는 국무총리 등 정부 인사와 당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9일 출국 당시 김민석 총리는 환송 행사에 참석했지만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초청을 받지 못해 불참하면서 ‘환송 패씽’ 논란이 제기됐었다. 김 총리와 정 대표는 차기 민주당 당권 경쟁자다.

한편, 청와대가 새 인공지능(AI)미래기획수석으로 이기혁 아마존웹서비스(AWS) 스타트업 생태계 총괄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여권 관계자가 17일 전했다. 이 자리는 하정우 전 수석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로 현재 공석이다.

에비앙=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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