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족 고쳐 매며 하루 54홀 ‘철인골프’ 완주한 상이군인들 '화제'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희망이 전달되길”
상이군인 골프 선수 훈련 후원금 전달식도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조국에 다리를 바친 의족의 상이군인들과 암 4기 사투를 이겨낸 제대군인이 야구 레전드 임창용 선수의 무보수 안전 보조 속에 하루 54홀 완주라는 극한의 '철인골프' 도전을 정식 스트로크 플레이 진검승부로 전원 무사히 완수하고 일반 참가자들의 버디로 모인 후원금 전달식까지 성황리에 마치며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핑계 없는 인간 승리의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다.
![하루 54홀 철인골프의 극한 대장정을 전원 낙오 없이 완주한 '불굴의 의지' 도전단이 제제밴드 측으로부터 공식 완주증명서를 수여받은 뒤 환하게 웃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튜버 '말로버디',민병권 선수, 박우식 선수, 임창용) [사진 박창원 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6/akn/20260616154050408grbt.jpg)
지난 15일 제주 부영CC에서 개최된 '제8회 제제밴드 철인골프 축제'의 특별 이벤트로 진행된 '인생과 골프에 핑계는 없다'는 모토의 '불굴의 의지' 도전단이 하루 54홀 완주에 성공했다.
조국에 다리를 바친 의족의 상이군인 박우식(68)·민병권(59) 선수와 암 4기 사투를 이겨낸 제대군인 골프 유튜버 '말로버디'(56) 는 인간의 신체적 한계를 정면으로 깨부수며 전원 무사히 라운드를 마쳤다.
단순한 이벤트성 라운드로 대충 완주하는 데 목표가 있지 않겠냐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현장은 정적마저 흐를 만큼 진지하고 고도의 집중력 속에 라운드가 진행됐다.
국제대회 무대를 누비는 국가대표급 장애인 선수들답게, 이들은 3라운드 기준 약 50만 원에 달하는 캐디피 분담을 걸고 매 홀 팽팽한 긴장감 속에 샷을 날렸다.
참가자들은 서로의 자존심이 걸려 있기에 "3라운드 경기 결과는 절대 비밀"이라는 농담을 던지면서도, 매 순간 여유와 투지를 잃지 않는 모습으로 라운드에 임했다.
그러나 이러한 여유로움 속에 감춰진 이들만의 눈물겨운 투혼이 있었다. 특히 의족을 착용한 상이군인 골퍼들에게 54홀은 살점이 부르트는 고통과의 싸움이었다.
전반 27홀을 마친 후 두 선수는 의족과 맞닿은 절단 부위의 땀을 제거하고 씻어낸 뒤, 피부 훼손을 막기 위해 밴딩을 새로 동여매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들은 오직 이 짧은 의족 재정비 시간만을 휴식으로 활용한 채 묵묵히 다음 홀로 라운드를 이어 나갔다.
이 특별한 여정에는 한·미·일 프로야구 레전드 임창용 선수가 무보수 '안전 도우미'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종일 동행하며 힘을 보탰다.
임창용 선수는 외발 상이군인 선수들의 라운드를 든든하게 보조하고 현장 안전을 책임지며 가장 낮은 곳에서 묵묵히 땀방울을 흘려 도전에 깊은 의미를 더했다.
완주 직후 클럽하우스 앞에서는 감동적인 해단식이 열렸다.

대회를 주최한 제제밴드 측은 한계를 극복한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공식 '완주증명서'를 수여했다. 또한, 이날 함께 필드를 누빈 47개 팀(188명)의 일반 참가자들이 파-3 '호국보훈 버디 존'에서 기록한 버디로 마련된 상이군인 자활 및 장애인 선수 훈련 후원금 전달식도 함께 진행됐다.
이번 호국보훈 챌린지를 직접 기획한 제대군인 유튜버 '말로버디'는 "저희 아버님 삼형제와 저의 군 생활을 모두 합산하면 총 100년에 달한다. 특히 아버님께서 월남 참전 상이군인으로서 상이군경회 창설 초창기 회원 및 지회장을 역임하셨기에, 누구보다 상이군인들의 애환과 고통을 잘 알고 있다"며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을 주고자 이번 이벤트를 기획했는데, 전원 무사히 완주로 끝나 감회가 깊다"고 전했다.
제제밴드 황진철 회장은 "의족을 고쳐 매며 끝내 54홀을 완주해 낸 영웅들의 투혼에 전 참가자가 깊은 존경의 박수를 보냈다"며 "이들이 보여준 핑계 없는 인간 승리의 발걸음이 절망 속에 있는 많은 이들에게 일어설 수 있는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회를 전했다.
호남취재본부 박창원 기자 capta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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