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한화오션 하청 사용자 맞다”… 노봉법 태풍 오나
경총 “산업 전반의 혼란 확대할 것”

8500개 협력사를 둔 현대자동차가 하청 노동자들의 ‘진짜 사장’이라는 노동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한화오션도 진짜 사장으로 인정되면서 하청 급식노동자와 교섭 테이블에 마주 앉게 됐다. ‘노란봉투법’이라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하청 노동자에 대한 대기업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판단이 잇따라 나오면서 노동계 교섭 요구도 거세질 전망이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15일 현대차 하청 노조 10곳이 공동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 신청 심판 사건에서 ‘인정’을 결정했다. 현대차의 하청 노조에 대한 사용자성이 인정돼 교섭 의무가 부여됐다는 뜻이다.
이 사건에 참여한 노조 10곳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10개 지회로 조합원은 1675명이다. 이들은 현대차 남양연구소, 아산공장, 울산공장, 전주공장과 차량 판매 대리점 등에서 연구·생산직, 보안직, 판매직, 구내식당 업무직 등을 맡고 있다.
인정 결정이 나오긴 했지만 울산지노위가 어떤 노조에 대해, 어떤 교섭 의제를 인정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노동위 심판 사건은 노사 양측에 결과만 우선 통지하고 구체적인 판정 사유를 판정일로부터 약 한 달 뒤 결정문을 통해 알린다.
금속노조는 산업 안전, 근로 조건 개선 등을 교섭 의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현대차는 즉각 지노위 시정명령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한화오션이 급식업체 하청 노조인 웰리브지회와 교섭을 해야 한다는 중앙노동위원회 판단도 나왔다. 앞서 교섭 의무를 인정한 경남지노위 초심을 유지한 결정이다. 산업 안전 및 작업환경 의제에 한해서는 한화오션이 급식 노동자들의 진짜 사장이라는 취지다.
노란봉투법 이후 산업 안전 의제에 대해서는 원청의 사용자성을 폭넓게 인정하는 노동위 결정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안전 의제를 고리로 교섭 테이블에 앉은 하청 노조가 임금, 성과급 등 처우 개선으로 의제를 넓혀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부분 하청업체의 임금에 원청 대기업이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회사 입장에서는 산업 안전 외 의제에 대해 교섭에 응할 이유가 없고 노동자는 임금, 성과급 등을 핵심적으로 요구하면서 갈등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며 “파업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입장문에서 “간접적인 지원 협력관계까지 단체교섭의 상대방으로 확장할 경우 산업 전반의 혼란을 확대할 것으로 우려한다”고 밝혔다.
세종=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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