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순방 중 李대통령 "잠실 개표소 시위대, 타인 권리 침해 없어야"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와 관련해 "시위대는 의사표현을 넘어 타인의 권리 침해가 없도록 자제해야 한다"며 경찰에 엄정 수사를 지시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문제 제기는 수용하되, 민간인 출입 제한이나 사적 검문,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까지 용인할 수는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잠실 봉쇄 시위로 체육단체의 국제대회 출전 준비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시위대의 민간인 출입제한 행패 등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에 대해 행위자는 물론 공모자에 대해 엄중수사를 경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시위대가 모이면서 경기장에 입주한 체육단체들의 업무가 차질을 빚어왔다. 대한체육회 산하 일부 종목단체들은 사무실 출입이 막히면서 국제대회 참가비 송금, 장비 준비, 국가공인 자격시험 업무 등이 지연되고 있다며 "일터를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대한펜싱협회는 오는 19일 인도 델리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 준비에, 대한수중핀수영협회는 22일 인천에서 개막하는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단체는 세금 납부와 선수·지도자 수당 지급 업무도 정상적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대통령의 전날 화상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관련 발언을 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이탈리아 순방 중 로마 현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화상으로 주재하고, 민정수석실로부터 국민참정권 침해 사건에 대한 검경 합동수사본부 수사 상황을 보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참정권 침해에 대한 국민들의 정당한 문제 제기는 다 인정하고 수용한다"면서도 "이를 악용해 터무니없는 음모론을 선동하는 세력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선거 결과 조작을 운운하면서 부정선거론을 퍼뜨리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고 국민들의 귀한 목소리를 모욕하는 반사회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경 합동수사본부에는 성역 없는 책임 규명을 주문하는 한편 시위 현장에서 벌어진 사적 검문과 위력을 동원한 업무방해 행위에 대해서도 엄정 대처가 필요하다고 했다.
경찰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잠실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소지품 수색, 언론사 기자 폭행, 현장 경찰관 모욕, 참가자 간 폭행 등 총 15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핸드볼 여성 유소년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소지품을 뒤진 사건에 대해서는 다중의 위력을 과시한 사안으로 보고 특수강요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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