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본, 선관위 실무진 줄소환 예고… 관건은 ‘고의성 입증’
압수물 분석 마치는 대로 조사 착수
투표용지에 윗선 영향력 규명 집중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이번 주 조직 정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한다. 합수본은 강제수사를 통한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실무진 소환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피의자들에 대한 직무유기 등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고의성 입증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본(본부장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제3차장검사)은 이번 주 중순까지 인력 배치와 자료 이첩, 행정적 기반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난 9일 출범한 합수본은 서울중앙지검에 사무실을 꾸렸는데, 보안망 구축 등 내부 정비 작업이 아직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본 관계자는 “이번 주에 우선 인력과 장비, 자료 등 이전을 완료하고 피의자 소환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합수본은 그동안 경찰이 진행해 온 수사 기록과 관련 자료, 파견 인력 등을 모두 넘겨받고 검경 ‘원팀’ 체제로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합수본은 지난주 경찰과 합동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울시선관위, 송파·강남·서초·광진·동작구 선관위 등 7곳을 압수수색해 투표용지 인쇄 계획 및 예산서, 투표록, 회의록, 서버 등을 확보했다. 또 직무유기,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14명 가운데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과 허철훈 전 사무총장 등 주요 피고발인을 출국금지했다.
수사팀은 선관위가 투표지 인쇄율을 유권자 수의 50%까지 줄인 배경부터 투표지 보관함 폐기까지 의혹 전반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특히 이 같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노 전 위원장 등 윗선의 영향력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에서는 고의성 입증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형법상 직무유기죄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의도적으로 직무를 거부하거나 유기한 때에 성립한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의 자유방해죄도 투표권 행사 방해에 대한 인식과 고의가 있었는지가 쟁점이다. 대법원 판례상 단순한 행정 착오나 업무상 과실은 처벌 대상이 아니다.
공안 수사에 정통한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서 고의성을 입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선관위 관계자들이 정당한 이유 없이 적극적으로 업무를 거부하거나 방임을 해야 직무유기죄가 성립한다”며 “선거법 위반 역시 명백하게 선거에 개입할 고의를 가져야 성립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대한 과실이나 행정 무능에 책임을 묻는 ‘공무원 징계 조치’ 방안이 함께 거론된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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