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끼리 만나 결혼할 기회”… 잠실 시위 ‘올공 헌팅’ 논란
“집회 취지 흐린다” 비판론도

잠실 재선거 요구 시위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2030 참여자 사이 ‘올공(올림픽공원) 헌팅’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 성향이 비슷한 사람을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라는 주장이 있는 반면 집회 취지를 흐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주변에는 2030세대 참가자들이 늘어나면서 오후 한때 경찰 비공식 추산 약 1만명이 모였다. 주말 2030 참가자가 늘면서 소셜미디어에는 ‘올림픽공원에 가면 잘생기고 예쁜 사람이 많다’ ‘시위 도중 마음에 드는 이성과 연락처를 교환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글이 확산됐다. 올공 헌팅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선남선녀가 만나면 좋은 것 아니냐’ ‘같은 정파(우파)끼리 만나 결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태도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4년 발표한 ‘사회갈등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58.2%는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연애·결혼할 의향이 없다’고 답하는 등 정치 성향에 따라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이날 올림픽공원에서도 연인이나 가족끼리 함께 집회에 참여한 2030세대가 여럿 보였다. 남자친구와 함께 올림픽공원을 찾은 이모(28)씨는 “처음부터 정치색이 같았던 건 아니지만 사귀면서 문제의식을 공유하게 됐다”며 “자원봉사 부스에서 남녀 간 대화 나누는 모습을 많이 봤는데 같은 생각으로 모여 말이 더 잘 통한다”고 말했다. 다만 올공 헌팅을 두고 ‘놀러 간 것은 아니지 않냐’ ‘(집회의) 격을 떨어뜨린다’는 비판론도 뜨겁다. 시위에 참여한 직장인 노모(25)씨는 “올공 헌팅이 장난처럼 소비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며 “대부분 시위에 집중하는 분위기라 실제로 이성 간 만남이 잘 이어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에는 2030 청년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부정선거론을 배격하고 ‘재선거’ 주장에 집중하자는 기류가 적지 않았지만 이날 현장에서는 ‘한·미 공조 국제 수사’ 등을 외치는 부정선거론 구호가 이어졌다. 부정선거론과 거리를 두고 참정권 침해 문제에 집중하기 위해 온라인 서명운동과 캠페인을 벌이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일부 메신저 오픈채팅방에서는 ‘대통령 등 특정인 비방 금지’ ‘특정 국가 폄하 금지’ 등의 자체 규칙을 마련하고 집회 메시지를 관리하려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찬희 조민아 기자 becom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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