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美-이란 긴장↑·반도체 투매' 부담…반도체주 파랗게 질렸다
[한국경제TV 황효원 기자]

10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 재개와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가 겹치면서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전장보다 953.33포인트(1.87%) 내린 49,918.7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9.44포인트(0.39%) 내린 7357.6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509.32포인트(1.98%) 내린 25,169.50에 각각 마감했다.
이날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을 향해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예고한 데 이어, 기자들에게 "오늘 이란을 더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측도 강경 대응 방침 의사를 밝히면서 물러서지 않았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대해 "절박함의 방증일 뿐"이라며 "어떠한 압박이나 위협에도 굳건히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양측의 충돌 가능성을 우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했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3.10달러로 전장 대비 1.80%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90.03달러로 전장보다 2.07% 상승했다.
자산운용사 아젠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제드 엘러브룩은 "이란 전쟁은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투자자들은 현재 투자 환경에서 편안함을 느끼기 불가능하다"며 호르무즈 해협에 차질이 생기거나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유가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고유가가 실물 경제에 미친 영향이 확인되면서 미 국채 금리도 소폭 영향을 받았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4.2% 상승,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가격 급등이 지수를 끌어올린 주요 원인으로 이는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에너지 가격은 5월 한 달 동안 3.9% 올랐다. 최근 12개월간의 누적 상승률이 23.5%에 달했다. 식품 가격은 전월 대비 0.2% 상승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각각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 인플레이션 압박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전망(0.3%)보다 0.1% 포인트 밑돌면서 발표 직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물가 상승 우려로 금리 인상 우려를 반영하던 자산 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시장 상승을 주도했던 인공지능 기술주들이 일제히 무너지며 약세가 이어졌다. 브로드컴(-5.2%), 마이크론(-4.7%), 엔비디아(-3.73%)등 반도체업제 주가가 줄줄이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인공지능 관련 주식들이 기간에 너무 올랐다는 거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12일로 예정된 스페이스X의 1조 7500억 달러 규모 상장도 미국 증시에 압박이 될 수 있다. 스페이스X 상장과 구글, 메타 등 대규모 자금 조달에 참여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기존 주식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마르타 노턴 임파워인베스트먼츠 수석 전략가는 "지난 수주간 시장 상승을 견인한 것은 메모리와 반도체 등 특정 섹터에 집중돼 있었다"면서 "투자심리가 과도하게 높아진 상태였던 만큼 현재 시장은 건전한 가격 조정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황효원기자 woniii@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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