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청 지지율 동반 하락, 여권 자중지란 향한 민심의 경고”
투표용지 부족, 청년층 분노 불러
“오만 프레임 갇힐 경우 위기 직면”

6·3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나타난 당청 지지율 동반 하락은 여권의 자중지란에 대한 민심의 경고라는 평가다. 집권 2년 차에 돌입한 여권은 차기 당권을 둘러싼 이른바 ‘명·청’ 갈등과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따른 2030세대의 분노라는 이중 악재에 맞닥뜨렸다. 여권이 ‘오만 프레임’에 갇힐 경우 정치적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나온다.
여권 원로인 강창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선 결과에 대해 “오만한 집권여당과 답답한 국민의힘에 국민이 준엄한 심판을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서울을 비롯한 주요 격전지를 내준 건 여권 전체의 문제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도 민주당 지지율 내림세 원인에 대해 “지선에서 여당이 승리했지만 서울시장 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 핵심 승부처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가 나온 영향”이라며 “2030세대와 보수·중도층, 부산·울산·경남을 중심으로 지지율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고 설명했다.
여권이 가장 민감하게 바라보는 지점은 2030세대와 중도층 이탈이다. 전문가들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 불안과 불확실성이 확대된 주식시장 등 긴급히 대응해야 할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여권이 내부 권력 다툼에 집중한 행태를 문제로 꼽았다. 당내에서는 선거 결과 책임 논쟁이 불붙었고, 이재명 대통령까지 가세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여권의 미흡한 대응도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젊은 세대의 반발이 크다. KSOI 조사에서 이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20대와 30대의 긍정 평가는 각각 28.7%, 34.8%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42.2%, 55.9%) 대비 하락 폭이 가파르다. 이들의 부정 평가는 각 62.3%, 59.9%까지 치솟았다. 참정권 시위가 발생할 때 여권의 장외 스피커들이 참가자를 폄하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민주당은 이날 선거제도 개혁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국정조사 추진에 나섰지만 성난 민심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선거 패배 자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실망한 지지층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거나 상대 당을 찍기 시작했다는 점”이라며 “기존 지지층 결집력이 예전 같지 않다. 특히 여성층의 이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선거 막판까지 너무 많은 적을 만들었다”며 “부동산 문제도 그렇고, 상대를 향해 ‘저질’이라는 등 강한 표현을 사용한 것도 선거에 도움이 되는 발언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당 내부서도 이런 상황을 민심의 경고장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박지원 의원은 소셜미디어에 “이 대통령이 성공해야 총선·대선 승리한다. 패배하면 다 죽는다”며 “민주당 정신 차립시다”라고 썼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은 차기 주자와 향후 방향이 비교적 명확하지만 민주당은 진영 정치로 돌아갈 것인지, 이재명식 실용주의를 더 강화할 것인지 내부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며 “민주당이 향후 가야 할 길에 대한 확신에서 흔들린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현재의 지지율 하락이 장기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진정되고 특별한 추가 악재가 없다면 2~3주 안에 일정 부분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예솔 천양우 기자 pinetree2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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