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재외공관장 역할은 주민센터 동장”… 벨기에 동포 간담회
이재명 대통령이 “재외공관이 정부 대 정부 간 공적 부문의 공식 업무를 처리하는 역할을 넘어, 문화·산업 진출과 재외 교민들의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한 호텔에서 개최한 벨기에 동포들과의 만찬 간담회에서 “재외동포에 대한 정책을 지금까지와는 좀 다르게 바꿔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재외공관장에게 재외국민·동포와 면담도 자주 하고 접촉도 좀 늘려서 그들이 과연 뭘 원하는지, 뭐가 불편한지, 어떤 제안을 하고 싶은지를 다 조사하라고 했다”며 “재외공관장의 역할은 주민자치센터의 동장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벨기에가 6·25에 참전해 106명이 전사했던 점을 거론하며 “국가 규모에 비하면 상당히 많은 수가 참전했고, 많은 수의 전사자가 있었다”며 한·벨기에 양국의 우호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벨기에라는 정말 낯선 땅으로 오신 분들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대한민국을 빛내고 있는 민간 외교관”이라며 “여러분 한 명 한 명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대한민국이라는 인상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여러분들이 기획하는 성취를 이뤄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임은희 벨기에 한인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 대통령에게 “벨기에를 방문했던 역대 대통령 중에서 최초로 교민 간담회를 마련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께서 유럽에 도착할 때 꽤 많이 지나가셨을 것 같은데, 교민 간담회를 제가 역사상 처음으로 했다는 사실이 조금 놀랍다”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마무리발언에서 “벨기에 동포사회는 입양동포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입양동포 여러분들의 과거 인연을 찾는 데 부족함이 없는지 잘 챙겨보라“고 재외동포청장에게 당부했다. 간담회 문화공연에선 박예람 벨기에 라모네왕립극장 플루트 종신수석이 모차르트 세레나데, 진도아리랑, 경기아리랑 및 모차르트 터키행진곡을 엮은 플루트 독주 메들리를 연주했다.

이날 벨기에 동포 간담회를 시작으로 이 대통령은 9박 10일간의 유럽 순방 일정에 돌입했다. 이 대통령이 벨기에를 첫 행선지로 정한 것은 ‘유럽 물류의 중심지’로 꼽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번 순방을 계기로 유럽과의 협력을 확대해 우리 기업의 활동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10일 오전엔 드 웨브흐 벨기에 총리와 정상 회담을 갖고, 이어서 필립 벨기에 국왕과 면담을 한다. 같은 날 오후에는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EU 간 교류·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벨기에 도착 직후 X를 통해 농어촌기본소득 도입 효과로 충북 옥천군의 인구가 반등했다는 기사를 공유한 뒤 “농어촌 기본소득을 2년 한시 (사업으로) 도입했는데도 이 정도 효과를 보고 있는데, 영구적으로 도입하고 금액을 상향하면 훨씬 효과가 크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군 단위 예산은 보통 1인당 2000만원이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의지와 정책 결단의 문제, 즉 예산의 우선순위 문제임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특히 최근 주식시장 활성화로 농어촌에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농어촌특별세가 수조 원대로 폭증하고 있다”며 “이 예산을 종전대로 농로, 교량 등 기반시설 확보에 쓰지 않고 농어촌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뤼셀=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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