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음모론 앞장선 장동혁 대표, 어디까지 갈 것인가
불법계엄 근거된 ‘부정선거론’ 동조
선거패배 책임·사퇴요구 회피 불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어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3 지방선거의 무효화와 전국적 재선거 실시, 사전투표제 폐지를 다시 주장했다. 인천 송도 1·2동을 비롯해 사전투표에서 여야 후보의 득표수가 같게 나온 지역을 예로 들며 부정선거 의혹 해소를 위한 특검 도입을 요구했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결단’을 촉구했다. 국회의원 110명을 보유한 제1야당의 대표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지금까지 자행된 부정선거의 실상이 드러났다’는 음모론의 선봉을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관리 실패라는 사실은 명백하다. 문제는 전문적으로 선거 책임을 맡은 선관위가 왜 어이없는 잘못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 때마다 잘못이 반복되고, 재발방지 약속이 번번이 무산된 이유도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헌법기관이라는 선관위의 특수한 지위 때문에 모든 진상규명 노력이 시도조차 못한 채 수포로 돌아갔다. 국민이 직접 선출한 국회의 국정조사 실시에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는 이유다. 그동안 선관위 개혁에 미적거리며 입법 책임을 회피한 국회에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여론을 부정선거 음모론에 동조하는 것으로 착각해서는 곤란하다. 선관위가 감시하기 어려운 사전투표를 이용해 투표 결과를 조작했다는 음모론은 선거 때마다 패자들의 단골 메뉴였다. 22대 총선 이후에는 보수세력 전반으로 확산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계엄 선포의 근거가 되기도 했다. 이들이 제시한 ‘증거’는 하나같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는데 극우 유튜버들은 지금도 부정선거론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장 대표는 국정조사보다 특검, 특검보다 재선거가 우선이라 했는데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 국정조사 결과 실정법 위반 정황이 드러나면 수사 착수는 당연하다. 검경의 한계가 뚜렷하면 특검이 나설 수도 있다. 그러나 법적 근거 없이 재선거부터 주장하는 것과는 다르다. 판사 출신인 장 대표가 모를 리 없다. 분노한 시위대의 구호를 빌미 삼아 선거패배 책임과 당내 사퇴요구를 피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오늘 새 원내대표를 뽑는다. 이는 무의미한 당권 투쟁을 중단하고 야당을 바로 세워 강력한 여당을 제대로 견제하라는 선거 민심을 알아들었는지 가늠할 첫 관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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