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을 기다리며"…홍대 삼겹살집 앞에 선 사람들 [르포]

채성오 기자 2026. 6. 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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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5일 낮 서울 마포구 서교동 어울마당로 일대. 저녁 영업까지는 아직 한참 남았지만 홍대의 한 삼겹살집 '형님저요' 앞에는 이미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날 저녁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경제계 주요 인사들과 식사를 함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지난해 '깐부치킨' 회동으로 화제를 모았던 젠슨 황과 한국 경제계 총수 회동이 다시 성사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식당 앞은 취재진과 대기 손님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이석민(34·용산구) 씨는 "소식을 보자마자 바로 달려 왔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 총수분들과 젠슨 황님도 오신다고 해서 굉장히 기대된다"며 "(식사에)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설렌다"고 했다.

점심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안내에도 그는 "이왕 온 김에 열릴 때까지 기다려 보려고 한다"며 저녁 시간까지 기다릴 뜻을 내비쳤다.

앞서 깐부치킨 회동 당시 젠슨 황 일행이 손님들에게 계산을 대신해주는 '골든벨' 장면이 알려진 만큼, 혹시 모를 만남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이석민 씨는 "그렇게 골든벨을 하게 되면 너무 영광일 것 같다"며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되게 벅차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자는 지난해 깐부치킨 현장을 경험한 인물이었다. 강남구에서 왔다는 이모(45세) 씨는 "작년보다 너무 노출이 많이 돼서 오늘은 더 붐빌 거라고 예상했다"며 다시 식당을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에는 엔비디아 관련 서적을 들고 왔다가 사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주변 지인들이 너무 응원해줬다"며 "직원들도 밀어줬다"고 웃어보였다.

그가 바라본 이번 회동의 의미는 단순한 유명 CEO의 방문을 넘어섰다. 그는 "작년하고는 내용이 많이 달라졌다"며 "한국 반도체 위상도 그때와 지금이 다르고, 본격적으로 AI가 진행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되게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역사적인 한 페이지"라며 "저번에도 대단한 페이지였고, 이번에도 대단한 페이지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직접 젠슨 황을 만나면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고, 우리나라와 많은 협력을 부탁드리고 싶다"고 했다.

엔비디아 주주인지,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지 등 구체적인 질문에는 말을 아꼈지만 AI와 반도체 산업을 바라보는 기대감만큼은 분명했다.

젠슨 황의 방한은 국내 산업계에도 상징성이 크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이고 한국 기업들은 메모리 반도체와 제조, 클라우드, 로봇, 자동차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저녁 식사가 공식 협약의 자리는 아니더라도 글로벌 AI 공급망과 한국 산업계의 접점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식당 앞 사람들은 각각의 이유로 젠슨 황을 기다렸다. 누군가는 우연한 동석을 기대했고, 누군가는 사인을 바랐으며, 또 누군가는 한국 AI·반도체 산업의 다음 장면을 현장에서 보고 싶어 했다.

삼겹살집 앞의 긴 기다림은 단순한 팬심을 넘어 AI 시대를 움직이는 인물과 한국 산업계의 만남을 지켜보려는 기대감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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