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주식→결국 부동산?…풍선효과 넘어 부메랑 된 대출규제
주담대 막히자 증시 활황 속 '우회 빚투'
"결국 부동산 재유입 악순환 우려"

코스피 지수가 9000선에 육박하는 등 역대급 증시 활황이 이어지면서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한 달 만에 2조원 넘게 급증했다.
정부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신용대출을 활용해 증시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늘면서다.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이자 부담 우려와 함께, 증시로 흘러 들어간 자금이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재유입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06조9909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만에 2조원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최근 가계대출 억제를 위한 당국의 전방위적 압박 속에서도 신용대출이 이처럼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 같은 신용대출 폭증의 원인으로는 증시 호황이 꼽힌다.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8000대 후반을 오르내리자, 개인 투자자들이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대출을 동원해 주식 매수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다.
시장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나만 소외된다는 포모(FOMO) 심리가 확산된 점도 대출 성장을 견인했다.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완전히 차단됐다.
부동산 투자가 막힌 시중의 과잉 유동성이 증시로 몰렸고, 이 과정에서 신용대출을 지렛대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대출 규제를 우회한 자금들이 향후 차익 실현을 거쳐 결국 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재유입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금융권 전문가는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개인 자금 중 상당수가 향후 부동산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주식 투자를 통해 수익을 올린 개인들이 최종적으로는 자산 안정성이 높은 부동산을 매입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한은이 금리 인상 시그널을 내고 있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통상 신용대출은 주담대에 비해 만기가 짧고 금리 변동에 취약해 신용대출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여기에 가파르게 랠리를 이어온 증시가 예상치 못한 악재로 조정 국면에 진입할 경우 위험은 배가된다.
대출을 끼고 투자한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면 차주는 '투자 원금 손실'과 '이자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 강화와 증시 활황이 맞물리면서 신용대출이 가계부채의 가장 취약한 고리로 부각되고 있다"며 "대출의 용도별 유입 경로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풍선 효과를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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