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않는 외환시장…환율 안정판 될까, 변동성 키울까
글로벌 접근성 제고·국내 외환시장 영향력 확대 기대
심야 시간 유동성 부족, 환율 변동성 확대 우려도
"외환당국 모니터링 고도화 등 안정장치 마련해야"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고공비행을 지속하는 가운데, 서울외환시장이 오는 7월부터 24시간 거래 체제로 전환된다.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가격 결정 구조를 개선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동시에, 유동성이 부족한 심야 시간대에는 대외 충격 발생시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는 지난달 29일 총회를 열고 원·달러 외환거래 시간을 24시간 무중단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행동규범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6일부터 중개회사를 통한 원·달러 거래는 외환시장은 월요일 오전 6시부터 토요일 오전 6시까지 연속 운영된다.
주말에는 거래가 중단되지만, 1월 1일을 제외한 공휴일에는 정상적으로 거래할 수 있다.
원화와 이종통화 간 거래 시간은 기존과 동일하게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유지된다.
이번 조치는 정부가 추진 중인 외환시장 선진화 정책의 일환이다.
정부는 거래시간 확대와 외국 금융기관의 시장 참여를 통해 외환시장 개방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업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제도 개선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이번 개편이 차액결제선물환(NDF) 등 역외 시장 중심의 가격 발견 기능을 역내로 이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
거래시간 확대에 따라 시장 참여자 편의성은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시차로 국내 외환시장 이용에 제약을 받았던 외국인 투자자는 물론, 야간에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도 원하는 시간에 환전이 가능해진다.
수출입 기업 역시 심야 시간대에도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환율 변동 위험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거래시간이 늘어난다고 유동성이 자동으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심야 시간대에는 시장 참여자가 제한적인 만큼 적은 거래에도 환율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
지금처럼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변동성도 더 커질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미국 통화정책 변화, 중동 지역 지정학적 갈등,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 대외 변수에 시장이 즉각 반응하면서 환율 변동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외환시장 거래시간 확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과 시장 안정장치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대종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시장 거래시간이 확대되면 해외 경제지표 발표나 돌발 변수에 따른 충격이 실시간으로 반영돼 환율 변동성이 완화될 수 있다"며 "야간에 발생한 충격이 다음 날 개장과 동시에 반영되는 대신 분산되면서 보다 안정적인 가격 형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제도 시행 초기에는 야간 시간대 유동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환율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면서도 "역내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비중이 커지면 장기적으로는 투기적 변동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외환시장 거래시간 확대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국내 은행의 야간 데스크 역량 강화와 선도은행 인센티브 확대 ▲실시간 모니터링 및 비상대응 체계 구축 ▲해외 소재 외국 금융기관(RFI)의 국내 시장 참여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시장조성자의 유동성 공급 기능을 강화하고 외환당국의 모니터링 체계를 고도화하는 등 시장 안정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거래시간 확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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