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6.6조 폭탄에도 코스피 또 최고치… 개미가 떠받쳤다
장중 5분새 430포인트 급락 후 반등
삼전닉스 레버리지 등 변동성 확대
상승 기대감-가격 부담 경계심 팽팽

‘구천피’(코스피 9000)를 앞두고 장 초반 외국인의 매도세에 급락했던 코스피가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에 끝내 상승 전환했다.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11포인트(0.15%) 오른 8801.49에 마감했다. 사상 최고치다. 외국인 투자자가 던진 6조5000억원이 넘는 코스피 주식을 개인 투자자가 대부분 받아내며 장 막판 시장 분위기를 바꿔놨다.
코스피는 하루 동안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서도 보기 드문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영향으로 삼성전자가 프리마켓에서 7% 넘게 오르며 ‘코스피 9000선 돌파’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코스피는 정규장 개장 4분 뒤인 오전 9시4분 8933.62를 고점으로 하락, 오전 9시9분에는 8503.48까지 밀리며 단 5분 만에 430.14포인트를 반납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쏟아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수혜주로 꼽힌 LG그룹주와 네이버 등도 급등세에서 급락세로 돌아섰다. LG이노텍(-18.17%)과 삼성SDS(-16.99%) LG(-15.56%), 두산(-12.94%) 등 종목들은 전날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기대감 중심의 상승이었던 만큼 하락폭도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외국인은 6조569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하루 순매도 규모로는 역대 세 번째다. 반면 개인은 6조295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도 2533억원 순매수하며 힘을 보태는 듯했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다르다. 기관 순매수의 상당 부분은 개인 투자자의 상장지수펀드(ETF) 매수 자금이 유입된 금융투자 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외국인의 순매도 물량 대부분을 개인이 받아낸 셈이다.
상승 마감만 놓고 보면 개인의 승리다. 다만 당분간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외국인은 최근 18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이 기간 56조원어치가 넘는 코스피 주식을 팔아치웠다. 대부분의 물량은 개인 투자자가 받아냈다. 이상민 플루토리서치 대표는 “올해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 주식을 109조원어치 순매도했다. 올해 전체로 봐도 일관된 매도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글로벌 자산배분 관점에서 외국인은 비중이 높아진 한국 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이란 종전 협상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등으로 다시 불확실해진 점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오는 3일 지방선거로 휴장을 앞두고 차익 실현 매물이 예상보다 빠르게 출회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3.1% 올라 2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소식도 금리 인상 우려를 자극하며 이날 악재로 작용했다.
최근 지수 변동성을 키운 배경으로는 지난달 27일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지목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활발한 손바뀜이 지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날처럼 변동성이 크게 나타난 것은 상승 기대감도 높지만 그만큼 가격 부담에 대한 경계심 역시 크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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