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여고생 살해 ‘묻지마 범죄’ 아니었다...검찰 “강간 목적 살인” 보완수사로 규명

광주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의 범행은 검찰의 보완수사 결과 ‘묻지마 살인’이 아닌 장씨의 일그러진 성적 동기로 인한 계획범죄인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진희)는 2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살인 등 혐의를 받는 장씨를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장씨는 지난달 5일 한밤중 홀로 귀가하던 여고생 이채원양을 약 15분간 미행한 후 성폭행 목적으로 납치하려다가 피해자가 저항하자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양의 비명소리를 듣고 현장으로 달려온 남학생도 흉기로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있다. 범행 이틀 전인 지난달 3일에는 같은 식당에서 근무하던 외국인 여성 A씨의 집에 침입해 감금하고 성폭행하기도 했다.
장씨는 경찰조사에서 자살을 결심한 후 우발적으로 이양을 살해했다고 진술했지만 검찰의 보완수사에 덜미를 잡혔다. 사건 초기 장씨의 주거지에서 가슴과 목 부분이 훼손된 성인용품(리얼돌)이 다수 발견됐는데, 검찰은 범행에 성적 동기가 개입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보완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대검찰청 통합심리분석 등을 통해 장씨의 진술을 허위라고 판단했다. 장씨는 이양에게 흉기를 사용할 의사가 없었고, 이양이 저항하자 흉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부검의 소견을 분석한 검찰은 통상적으로 목 졸림 피해자의 시신에서 나오는 울혈이 이양에게서 확인되지 않은 점을 근거로 장씨의 주장이 신빙성이 낮다고 봤다. 장씨가 이양을 강제로 끌고 가려 한 사실과 범행 수법이 A씨를 성폭행할 때와 동일한 수법이었던 점도 추가로 확인했다.
검찰은 보완수사에서 추가로 밝혀진 점을 고려해 경찰이 적용했던 살인죄가 아닌 강간 등 살인으로 혐의를 바꿨다. 살인죄의 형량 하한선은 징역 5년이지만 강간 등 살인죄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만 처벌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장윤기를 기소해 법의 심판대에 세웠다”며 “당초 알려진 ‘단순살인’ 혐의가 아니라 경찰 송치 후 광주지검 수사팀의 전면적인 보완수사로 드러난 성범죄를 목적으로 한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무부는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악질적 범행을 무관용 원칙으로 엄벌하도록 하겠다”며 “특히 범죄자들이 재판 중 심신미약 따위의 변명으로 부당한 감형을 받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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