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비스보다 낫다”… 트럼프, 가수 보이콧에 ‘직접 등판’ 예고
분노한 트럼프 ‘마가 집회’ 거론도
백악관 조차 “선거에 역풍” 경고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 콘서트를 둘러싼 가수들의 집단 보이콧 움직임에 “아무도 듣고 싶어 하지 않는 지루하고 불평만 늘어놓는 비싼 가수들”이라고 비난하며 자신이 직접 연설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집회 개최를 거론했다. 워싱턴 DC 케네디센터의 명칭 변경과 개보수 계획에 제동을 건 판사를 향해서도 “트럼프를 증오한다”며 비난을 이어갔다.
CNN 등 현지 언론은 30일(현지시간) “가수들이 ‘프리덤 250’ 콘서트에서 잇달아 하차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행사의 개막식을 직접 맡게 됐다”고 보도했다. 행사는 다음 달 25일부터 7월 10일까지 워싱턴 DC 내셔널 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가수들은 해당 행사가 초당적 독립 기념행사로 소개됐지만 실제로는 트럼프 대통령 주도의 정치 행사였다고 주장했다. 그래미상을 받은 유명 래퍼 영 MC는 소셜미디어에 “이 행사가 어떤 정치적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록밴드 포이즌의 보컬 브렛 마이클스와 컨트리 가수 마르티나 맥브라이드, 펑크밴드 코모도스 등도 같은 이유로 불참을 선언했다.
가수들이 줄줄이 공연 라인업에서 이탈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가수들이 공연을 앞두고 입스(yips·결정적 순간에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상태)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나도 터무니없이 많은 돈을 받으면서 행복해하지 않는 소위 아티스트들은 원치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를 “엘비스 프레슬리 전성기보다 더 많은 관객을 모으는 사람이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불리는 사람”으로 소개하며 자신이 “삼류 아티스트들을 대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콘서트 대신 같은 장소에서 ‘아메리카 이즈 백’ 집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별도 게시물에서 케네디센터와 관련한 법원 판결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케네디센터’로의 명칭 변경 및 개보수 계획에 제동을 건 크리스토퍼 쿠퍼 워싱턴 연방지방법원 판사를 겨냥해 “심각한 이해 상충에 휩싸인 비뚤어진 판사”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와 출생시민권 문제를 둘러싼 소송도 거론하며 “미국의 사법 시스템은 조작돼 있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17억7600만 달러(약 2조6700억원) 규모의 ‘반무기화 기금’도 지난 29일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연방지방법원에 의해 기금 조성과 집행이 일시 중단됐다. 해당 기금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권력 남용 피해자 지원을 명분으로 조성될 예정이었지만 현재 여러 건의 소송에 걸려 있다.
공화당에 이어 백악관 내부에서도 경고음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백악관 참모들이 기금 수혜 대상이 불분명한 데다 트럼프 지지층에 대한 보상 수단으로 비칠 경우 11월 중간선거에서 역풍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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