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억 아파트 살게요”… 큰 손 된 ‘삼전 남편·하닉 아내’
수억원대 성과급과 ‘연 1.5%, 최대 5억원 규모’의 사내 주택대출까지 담은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단체협약이 27일 최종 타결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업장과 가까운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에 젊은 고소득층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근무하는 무주택 직원들은 이번 임단협 통과로 주택구입자금 최대 5억원, 전세자금 최대 3억원을 연 1.5% 금리로 빌릴 수 있게 된다. 상환 기간은 10년이다.
금리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의 절반 이하 수준인 데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서도 자유로운 만큼 주택 구매력이 크게 확대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내년 초 지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수억원 규모의 성과급 기대감까지 더해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이미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업장과 가깝거나 통근 셔틀 노선이 있는 경기도 화성 동탄·용인 수지 일대에 젊은 고소득층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동탄역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1998년생 삼성전자 직원인 남편과 1999년생 SK하이닉스 직원인 아내가 동탄역 인근 시세 16억원짜리 전용 84㎡ 아파트를 사겠다고 찾아왔다고 전하기도 했다.
자기자본 3억~4억원에 부모 증여금, 회사 주택대출을 최대한 활용해 먼저 계약하고 부족한 자금은 내년 초 풀릴 성과급으로 메우겠다는 계산인 것이다.
다른 중개사무소 대표는 “삼성의 사내 대부와 성과급뿐만 아니라 반도체 클러스터, 하이닉스 등 일자리 수요 계획까지 겹치며 매수 문의가 꾸준하다”며 “일대의 대장 단지인 롯데캐슬은 아예 매물이 없고, 다른 시범단지들도 작년에 비해 2억~3억원씩 호가가 다 올랐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러한 수요 집중은 집값 상승과 신고가 거래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셋째주 기준 용인 수지구는 0.38%, 수원 영통구는 0.35%, 화성 동탄권은 0.49% 상승해 서울 평균 주간 상승률(0.35%)을 웃돌았다.
특히 화성시 내에서도 거래가 가장 활발한 동탄신도시는 올해 1분기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228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76건)보다 112% 급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단지인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는 지난 7일 20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한 달 만에 다시 신고가를 경신했고, 전용 102㎡ 역시 지난 9일 22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동탄은 지난해 10·15 부동산대책 당시 규제지역에서 제외돼 실거주 의무가 없고 갭투자도 가능하다. 여기에 2028년 GTX-A 삼성역 개통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자산가들의 주요 투자처로도 주목받고 있다.
젊은 매수세가 유입되고 집값이 단기 급등하자 기존 집주인들은 시세차익을 바탕으로 분당·판교·서울 등 상급지로 갈아타는 흐름도 뚜렷해지고 있다.
김상기 선임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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