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中바이트댄스에 AI칩 공급”… ‘엔비디아 천하’ 흔드는 도전자들

손재호 2026. 5. 28.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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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용 칩 수백만개 계약
HBM 수요 증가, 삼성·SK에도 호재


퀄컴이 중국 바이트댄스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주문형 반도체(ASIC)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AMD와 구글, 브로드컴에 이어 퀄컴까지 여러 도전자들이 AI 반도체 칩 시장에 가세하면서 ‘엔비디아 1강’ 독주 체제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트댄스가 퀄컴 AI 데이터센터용 ASIC 수백만 개를 구매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칩은 바이트댄스 차세대 AI 에이전트 소프트웨어를 구동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그간 퀄컴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에서 절대적인 강자로 군림했지만, AI 칩 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입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계약을 통해 AI 반도체 시장 안착을 위한 최대 난제로 꼽혔던 ‘대형 고객사 확보’라는 과제를 해결하게 됐다.

자체 AI 칩 설계를 추진해 온 바이트댄스 입장에서도 계약이 갖는 전략적 의미는 상당하다. 반도체 설계 강자인 퀄컴과의 협업을 통해 AI 칩 설계안을 실제 상용화 및 양산 단계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트댄스는 올해 AI 인프라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25% 늘린 2000억 위안(약 44조2720억원)으로 확대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계약은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라는 삼엄한 규제 장벽을 넘었다는 점에서 더욱 이목이 쏠린다. 블룸버그 통신은 퀄컴 칩 성능이 미국 정부의 대중국 수출 제재 기준선 이하일 경우 TSMC 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를 거쳐 바이트댄스에 들어가도 규정상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퀄컴은 미국 정부가 규정한 ‘연산 성능 상한선’ 바로 직전까지 칩 역량을 끌어올리는 우회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퀄컴까지 AI 반도체 시장 플레이어로 부상하면서 기존 경쟁 구도도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가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지만, AMD·구글·브로드컴이 자체 AI 칩을 만들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 큰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AI ASIC 역시 데이터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필수적으로 탑재해야 한다는 점에서 관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올해 전 세계 HBM 수요가 전년 대비 88% 증가한 329억기가비트(Gb)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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